이권효·대구경북본부장
대구대 총학생회가 8일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학생들은 “우리들은 교육을 잘 받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지난해 9월 홍덕률 사회학과 교수(57)가 교직원 직선으로 총장에 선출됐는데도 아직까지 임용되지 못하자 그동안 여러 차례 호소문을 냈다. 교육부는 지난달 총장 임명 등 대구대 정상화를 위해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임시이사 7명을 파견했다.
임시이사들은 그동안 5번 이사회를 열어 교수회와 총학생회, 동창회 등 구성원 대표자들의 의견까지 듣는 절차를 마쳤다. 14일 이사회에는 총장 당선자를 불러 최종적으로 소명을 들을 예정이다.
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학내 단체는 ‘대구대 정상화를 위한 교직원 공동대책위원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책위원회의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
법인 사무국 관계자는 “위원회의 대표자가 누구인지, 어떤 교직원이 참여하는지 알려진 게 없다”며 “교직원 10여 명 정도가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대구대 교직원은 850여 명(교수 550, 직원 300명)이며 학생은 2만여 명이다. 동문은 10만여 명이다.
홍 교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교비 부당지출이 알려진 가운데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교직원들은 교비 지출이 절차를 어겼지만 개인 비리가 아닌 데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를 선택했다. 부정 선거가 아닌 이상 구성원들의 합리적 의사 표현에 따른 총장 선출은 이사회 결정 위에 있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모든 민주적 선거가 그렇다.
대구대는 최근 교육부의 국비지원사업 평가에서 대구 경북지역 대학 가운데 최하위였다. 지난해 홍 당선자가 총장이던 때는 전국 최고 수준의 지원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기관장이 공석인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사회 활동을 지켜보는 구성원 사이에 ‘식물 이사회’ ‘무능 이사회’라는 말이 나온다. 이사회는 구성원 절대 다수가 원하는 방향을 열어주는 것이 올바르다.
이권효·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