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서 석학초청 대담
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캠퍼스에서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2014 석학 초청 대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정종필 경희대 미래문명원 부원장, 마이클 푸엣 하버드대 교수, 존 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유종성 호주 국립대 교수. 경희대 제공
‘중국의 부상은 위기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리 교수는 “한국에는 기회”라며 “일본의 정상국가화와 중국의 부상은 동북아에서 잠재적인 위협이긴 하지만 한국에 중국은 첫 번째 교역 대상국이기 때문에 중국이 경제 발전을 이룰수록 한국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푸엣 교수는 “중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에 대응하는 것에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변화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위기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유 교수는 “북한은 한중 관계에 큰 반감을 갖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리 교수는 “시진핑은 국제 문제는 물론이고 국내 문제를 정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국제적인 문제를 국내 문제에서 적용해 이익을 얻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는 데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북아시아 통합을 위해 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리 교수는 “남한이 바로 그 리더가 되어야 한다”며 “중국과 일본의 부상은 서로에게 위협을 가져오고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남한이 국제적으로 가장 평화적인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엣 교수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힘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남한이 중재 역할을 해서 세력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유 교수는 “북한은 일본과 미국 등 주변국의 위협에 대해 다른 선택권이 없었고 체제의 보호를 위해 북핵은 불가피했다”고 말했으며, 리 교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중국이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리 교수와 푸엣 교수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리 교수는 “혁명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라며 “굉장히 어려울뿐더러 가능하다고 해도 중국이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엣 교수도 “평화적인 관계는 유지할 수 있어도 통일은 북한이 붕괴하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어떤 형식의 통일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그간 급진적인 접근과 우회적인 접근을 모두 시도했지만 명확한 효과를 보지 못했고, 합리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장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