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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빈라덴’ 제거 작전… 역시나 해결사는 드론?

입력 | 2014-07-11 03:00:00

ISIL 최고지도자 알바그다디
美, 현상금 1000만 달러 걸고 추적… 오바마에 사살승인 요청 검토




미군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무인기(드론)로 없애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알바그다디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바 빈라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현상금 100억 원의 테러범

이제 알바그다디는 ‘빈라덴의 진정한 후계자’로 불릴 만큼 거물급이 됐다. 알바그다디와 빈라덴의 궁극적 목표는 이슬람 지도자인 칼리프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하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으로 서로 비슷하기도 하다.

미 국방부는 미사일이 장착된 드론으로 알바그다디를 사살하는 작전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CNN이 9일 보도했다.

미국은 2011년 알바그다디에게 현상금 1000만 달러(약 101억 원)를 걸고 추적해 왔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허가를 받으면 제거 작전이 가능하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군은 9·11테러 사건의 주범인 빈라덴 사살 작전 때 드론을 활용했다. 2011년 5월 파키스탄 은신처에 숨어 있던 빈라덴을 드론으로 찾아내 해군 특수전부대 네이비실을 보내 제거했다. 미군은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뒤 추적을 시작했으나 10년이 지나서야 빈라덴을 찾아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 같은 듯 다른 알바그다디와 빈라덴

두 사람은 이슬람 국가 건설을 향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서는 각기 다른 행보를 보였다.

빈라덴은 중동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빈라덴은 스스로 ‘영토’라고 할 만한 땅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미국 NBC는 “빈라덴은 북아프리카에서 중국 서부 위구르자치구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에 걸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려는 몽상을 꿨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알바그다디는 훨씬 구체적이면서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그는 실질적으로 장악한 이라크·시리아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건국을 선포했다. 빈라덴이 꿈을 꾸기만 했다면 알바그다디는 이미 영토를 기반으로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전술과 작전지역도 차이가 난다. 빈라덴의 알카에다는 9·11테러를 비롯해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 2005년 런던 지하철역 테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를 주도했다. 반면 알바그다디가 이끄는 ISIL은 전통적 의미의 ‘무장단체’에 가깝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집중해 탱크를 몰고 들어가 도시 전체를 점령하고 있다.

또 빈라덴은 주기적으로 영상 메시지 등으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알바그다디는 ‘은둔의 지도자’로 불릴 만큼 노출을 꺼리고 있다. 자신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조직원을 한정해 뒀고 간부들과 만날 때도 얼굴을 가린다. 최근 모술의 모스크에서 설교하는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공개된 사진은 2장에 불과했다. 이라크 정부는 설교 영상도 가짜라고 주장한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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