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재보선/새정치聯 광주 광산을 공천 잡음]
새정치민주연합 당헌 당규에는 ‘전략 공천’이 명문화돼 있다. ‘상향식 공천’이 원칙이지만 당 바깥에서 꼭 ‘모셔와야’ 할 사람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선은 조직, 기반 등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선(경선)에서 탈락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래서 당내에선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 한 것은 앞과 뒤가 바뀐, 희한한 전략공천이라는 비판이 많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3일 광산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광산을 출마 의사를 밝혔던 기동민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의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이 결정된 바로 그날 이뤄졌다. 지난달 말 “호남은 경선이 원칙”이라던 주승용 사무총장의 발언에 따라 광산을 경선을 준비하던 천정배 전 의원은 공천 배제 시 무소속 출마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당시만 해도 권 전 과장은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 당내에선 “대체 광산을에 누구를 투입하려 하느냐”란 논란이 분분했다.
광산을 후보 발표는 재·보선 후보 등록 시작일(10일) 하루 전날에서야 이뤄졌다. 당에서는 김 대표 등이 한 재선 의원을 통해 권 전 과장을 설득해왔고, 권 전 과장도 “출마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기 전 부시장의 서울 동작을 징발, 전략공천 지역에 광산을을 포함시킨 것, 천 전 의원 공천 배제 등이 모두 권 전 과장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긴밀하게 맞물려 있었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들이다.
새누리당은 11일에도 권 전 과장의 공천을 놓고 권 전 과장과 새정치연합 간 ‘뒷거래’ 가능성을 제기하며 맹폭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 기만형 공천의 전형” “새정치가 아니라 정치 퇴행”이라고 맹비난했다. 비대위원인 조해진 의원은 “금배지를 흔들어 보이며 공무원들이 본분과 양심을 버리고 타락의 길로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공천장과 함께 받은 운동화 7·30 재·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을 후보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가운데)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한길(왼쪽) 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전달받은 공천장과 운동화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