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남긴 흔적 ‘디지털 발자국’ 활용한 타깃 마케팅 확산
○ 여성에게 ‘면도크림’ 광고 비결은 ‘디지털 분석’
록시땅이 여성인 K 씨의 남성용 화장품에 대한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정보기술(IT)이다. 최근 도입한 ‘디지털 마케팅 최적화’ 솔루션이 활용됐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소비자의 홈페이지 유입 경로와 고객의 속성, 구매 패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꼭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 회원이 아니더라도 SNS의 기업용 광고 페이지로 접속하면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록시땅의 경우 솔루션 도입 후 ‘구매 전환율’(온라인 사이트 방문자 중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이 17배 늘었다.
○ 글로벌 IT 기업, 디지털 분석 업체 잇따라 M&A
e메일이나 홈페이지 방문 기록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활동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들의 온라인 활동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덩달아 이를 잘 꿰어서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커졌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디지털 발자국 분석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 IBM이 10일 한국 시장에 출시한 디지털 경험 관리·분석 솔루션 ‘티리프(Tealeaf)’는 2010년 인수한 ‘티리프 테크놀로지’의 기술이 기반이 됐다. 이 외에도 IBM은 온라인 행동분석 전문 업체 ‘코어메트릭스’, 소비자 성향 분석 기술을 보유한 ‘유니카’ 등 관련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해 자사의 새로운 서비스로 탈바꿈시켜 내놓고 있다.
○ 인터넷 기업 ‘무분별한 정보 수집’ 우려
맞춤형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뿐만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에도 비중 높은 수익사업이다. 특히 이들은 검색 기록이나 접속한 사이트 정보와 같은 방대한 디지털 발자국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온라인 광고 플랫폼 운영에 적극 활용한다.
이를 테면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주고받은 e메일까지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낸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입력한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정보, 페이스북에 접속한 상태에서 다른 웹사이트를 방문한 기록까지 수집한다.
사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인터넷 기업은 일부러 거부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보는 ‘옵트 아웃’ 방식으로 정보를 모은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수집하는 정보들이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높다”며 “의도치 않게 제공되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