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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채권단, 이통3사 출자전환 기한 ‘무기한 연장’

입력 | 2014-07-14 03:00:00

팬택 대표의 눈물 호소 이어 ‘압박’… 이통3사는 침묵으로 사실상 거부




팬택 정상화를 둘러싸고 채권단과 국내 이동통신 3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팬택 채권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요구한 팬택에 대한 출자전환 참여 답변 시한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답변 시한을 14일로 잡았지만 의미 있는 답변이 있을 때까지 시한을 늦추기로 한 것이다.

채권단은 이들 3개 업체가 보유한 판매장려금 채권 1800억 원을 팬택에 출자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채권단이 가진 3000억 원 규모의 채권도 출자전환하기로 한 상태다.

기한 연장 소식에도 이동통신사들은 공식적으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거부 의사를 흘리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채권단이 답변 기한을 14일 이후로 연장하겠다는 뜻을 전해왔지만 출자전환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회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은 팬택에 출자전환하게 되면 추가적으로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1800억 원을 포기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청산절차를 밟을 경우 모든 비난의 화살이 이동통신사들에 쏠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출자전환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기업이 판단해 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채권단이 왜 이렇게까지 이동통신사 목을 죄어오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팬택과 채권단은 이동통신사들에 팬택 정상화에 참여할 것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을 보면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이동통신사들만 출자전환해준다면 팬택이 충분히 독자생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자 유치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한 번 더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택 역시 이동통신사들에 장기적 생존 가능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실사를 거친 경영정상화 방안을 이행하면 더 빠른 정상화도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