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오빠들’은 예전의 날렵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팬들을 열광시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여러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얻은 이들의 노래만으로 관객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진은 god 멤버들이 12일 공연에서 ‘프라이데이 나이트’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 사진제공|싸이더스HQ
■ 11년만에 원년멤버 재결성 콘서트
매 무대 엔딩처럼 웅장하고 화려
윤계상의 육성 편지 하이라이트
멤버들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
윤계상 “헤어짐 다시는 없을 것”
2003년 6월15일. god는 서울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팬미팅을 벌였다. 팬클럽 ‘팬 지오디’의 4번째 정기모집에 가입한 팬들을 위한 행사였다. 당시 손호영과 god 인기의 ‘투톱’을 이루던 윤계상은 이날 행사를 끝으로 god를 탈퇴했다. god는 2005년 6집부터 4인조로 활동을 이어갔지만 하락세를 겪다 잠정 해체됐다.
가수와 팬의 ‘케미스트리’(호흡), 공연의 열기는 그대로였다. 관객은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노래마다 추임새를 넣었고, 가수는 그런 팬들을 위해 열정을 불태웠다.
5월 발표된 8집 선공개 싱글 ‘미운 오리새끼’로 시작해 20곡이 울려 퍼진 god 공연은 매 순서가 마치 엔딩무대인 것처럼 웅장하고 화려했다. ‘길’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어머님께’ ‘거짓말’ ‘촛불하나’ 등 기존 히트곡과 ‘하늘색 약속’ ‘우리가 사는 이야기’ 등 신곡들로 2시간 30분의 ‘축제’가 펼쳐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계상이의 편지’였다. god 해체의 시작이었고, 재결성의 핵심이었던 윤계상이 다른 네 멤버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육성편지가 영상으로 12분간 공개됐다. 무대 바닥에 앉아 대형 LED 스크린으로 영상편지를 보던 멤버들은 모두 울었다. 충혈된 눈으로 서로를 포옹하는 광경을 지켜보던 관객들도 먹먹한 가슴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김태우는 “여기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저희 다섯 명밖에 모른다. 쉽지 않은 결정해준 (윤)계상이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god 그대로를 받아준 팬 여러분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계상이 형이 목소리를 모아줘서 이렇게 완벽한 곡이 됐다”며 ‘4인조 god’의 첫 앨범인 6집 타이틀곡 ‘보통날’을 부르며 공연을 끝냈다.
12일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계상은 “이번 앨범을 두고 ‘추억팔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던데, 그런 걸로 뭉친 건 아니다”면서 “헤어짐이 다시 있을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 계속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