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 인터뷰’ 유명한 루이청강… 수뢰 혐의 궈전시 총감과 연루설 부총감-제작자 등 2명 함께 연행
루이 씨가 속한 경제채널 CCTV2의 리융(李勇) 부총감(부총책임자)과 제작자 한 명도 같은 날 연행됐다. 리 부총감의 사무실에서는 현금 100만 위안(약 1억6400만 원) 이상이 발견됐다.
이번 연행이 전격적이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11일 오후 8시 30분 생방송인 ‘경제소식롄보(聯播)’가 시작되기 전인 7시 39분에 “루이청강과 셰잉잉(謝穎穎)이 함께 진행한다”는 안내가 방송국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나왔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됐을 때 루이 씨가 앉던 왼쪽 자리에는 셰 씨 혼자 앉고 오른쪽에는 마이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경제소식롄보’의 책임자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 루이 씨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간판 앵커 루이청강 씨가 11일 밤 생방송 직전 검찰에 갑자기 연행되면서 여성 앵커 혼자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앵커 오른쪽으로 주인 없이 외로운 마이크(점선 안)가 놓여 있다. CCTV 화면 캡처
루이 씨는 지난해 박 대통령을 인터뷰할 당시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인생을 살면서 도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음 편하도록 힘쓰면 된다(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는 글씨를 써 주었다며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알린 유명인사였지만 반부패의 칼날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박 대통령 등 국가원수 30여 명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천이 발표하는 세계 500대 기업의 최고위급 간부 300여 명을 인터뷰하는 등 CCTV의 간판 인물이었다. 그는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이나 하이난(海南) 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진행을 맡기도 했다.
루이 씨는 또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할 때 지명을 받지 않았는데도 손을 번쩍 들고 “나는 중국인이지만 아시아인을 대표해 질문하겠다”고 나서 눈총을 받았다. 이듬해 11월에는 다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게리 로크 당시 주중 미국대사가 베이징(北京)에서 이코노미석을 타고 온 것을 두고 “미국이 중국에 빚이 많아서인가요?”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타 앵커가 연행되면서 CCTV에 대한 반부패 사정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고인민검찰원은 6월 1일 궈전시 총감과 제작자인 톈리우(田立武)를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궈 총감은 CCTV2가 매년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 내보내는 고발 프로그램에서 주로 외국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악명이 높았다. H사 등 한국 기업들도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12월에는 CCTV 부사장 출신인 리둥성(李東生) 전 공안부 부부장이 비리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