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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납뜩이’

입력 | 2014-07-15 03:00:00

조정석 영화 외도 끝내고 컴백… ‘블러드…’서 색깔있는 연기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조정석(오른쪽)이 3년 만에 뮤지컬 복귀작으로 선택한 ‘블러드 브라더스’. 창작컴퍼니다 제공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3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배우 조정석의 ‘금의환향’ 작이다. ‘헤드윅’에서 피부가 너무 뽀얗고 예뻐 ‘뽀드윅’이라 불린 그가 2012년 영화 ‘건축학 개론’의 감초 ‘납뜩이’로 이름을 알렸을 때 뮤지컬 팬들은 알게 모르게 냉가슴을 앓았다. 영화에서 뜬 그를 한동안 무대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조정석은 올 상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무대에 오르는 대부분 뮤지컬의 제작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후문. 하지만 ‘의리’가 대세인 요즘, 그의 선택은 자신을 주역으로 만들어준 ‘헤드윅’의 스태프(쇼노트·창작컴퍼니다)가 제작한 ‘블러드 브라더스’의 미키였다.

‘블러드…’는 뮤지컬보다 연극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150분의 러닝타임 동안 16곡의 노래가 등장하지만, 노래 길이가 대부분 짧다. 인상적인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러닝타임 동안 7세 어린이, 청소년, 20∼30대 성인 연기를 다채롭게 선보이는 미키 조정석과 에디 장승조의 연기가 능청스럽다. 1인 다역을 맡은 문종원도 작품의 흐름을 잘 이어가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관객들은 다시 돌아온 뮤지컬 스타 조정석의 연기에 가장 큰 반응을 보였다. 34세의 나이에 7세 연기가 어려웠을 법도 한데, 망아지처럼 무대를 뛰어다니며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청소년기로 접어들어 교복을 입고 등장한 모습에 관객은 마치 이모가 어린 조카를 보는 양 반겼다. 어리광을 피우다가도 노래를 부를 때에는 힘 있는 창법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존스턴 부인 역을 맡은 배우 구원영의 연기도 맛깔난다. 억척스러운 8남매 엄마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가난 때문에 쌍둥이 아들 에디를 입양 보낸 슬픈 모성애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슬픈 듯하지만 왠지 ‘캔디’처럼 일어서는 모습에서 관객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아쉬운 점은 결정적으로 이렇다 할 ‘한 방’이 없다는 것이다. 극의 초반부 10분가량은 다소 지루한 전개를 이어간다. 극이 결말로 치달을수록 점점 힘이 부친다. 성급한 마무리와 커튼콜 후 공연장을 빠져나왔을 때 딱히 입에 맴도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공연은 9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5만5000∼11만 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