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김무성 새 대표 선출 친박 맏형 서청원에 8.1%P차 압승… 非朴 김태호-이인제도 최고위원 홍문종은 탈락… 친박 퇴조 뚜렷
새누리당 새 대표에 비주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선출됐다. 2년 임기의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친박 주도의 당 리더십과 함께 수직적 당청(黨靑) 관계가 재편되는 등 여권의 권력 지형이 근본적으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는 선거인단(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쳐 총 5만270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3만8293표를 얻은 2위의 서청원 의원과는 1만4413표 차였다. 김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모두 1위를 차지해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서 의원을 앞섰다.
김태호 의원은 총 2만5330표를 얻어 3위로 약진했다. 이어 4위 이인제 의원(2만782표), 5위 홍문종 의원(1만6629표), 6위 김을동 의원(1만4590표) 순이었다. 하지만 여성 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당규에 따라 김을동 의원이 최고위원이 됐고, 원조 친박(친박근혜) 홍 의원은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친박계의 ‘맏형’ 역할을 해온 서 의원이 득표율에서 김 대표에게 8.1%포인트 뒤지면서 당권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고, 친박계 중진 홍 의원이 최고위원에 입성하지 못하면서 친박계의 퇴조가 확연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와 같은 친박 진영의 독주 논란은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비주류로 분류돼온 김 대표와 김태호 의원, 이 의원이 최고위원에 합류하게 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 체제’는 위기에 몰린 여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은 친박계 주류와의 갈등을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보름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선거에서 적어도 4곳 이상에서 승리해 과반 의석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새 대표 체제의 숙제다.
김 대표는 이날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며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표현처럼 어떤 비바람이 불더라도 우리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서 의원은 “(김 대표) 옆에서 경륜과 경험을 쏟아서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가 잘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전당대회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경선 과정에서 주고받은 서운한 감정은 모두 잊고,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朴정부 성공 위해 온몸 바치겠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김무성 신임 당 대표가 새누리당 당기를 흔들며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김 대표의 승리로 ‘대통령 친정체제’로 불리던 당청 관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할 말은 하는 여당”을 외쳤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