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 같은 환청이 들렸다. 나는 크게 분노했다. 나는 주방에서 부엌칼을 들고 길거리로 뛰쳐나가 보이는대로 사람을 공격하기로 했다. 나는 길을 걸어가던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들고 있던 칼로 등을 찔렀다….'
뚜렷한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살인이나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인 일명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윗 글은 한 묻지마 범죄자의 글이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윤갑근 검사장)는 201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발생한 총 109건의 묻지마 범죄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분석결과 묻지마 범죄는 늦은 밤 시간대에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길에서 여성을 상대로 가장 많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는 정신분열증이나 망상장애를 가진 정신질환자가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지역은 전국에 걸쳐있지만 서울(25건)이 가장 많고 경기(18건), 인천(7건)이 뒤를 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50건(46%)이 발생해 다수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르는 관계였다. 총 피해자는 202명으로 이 가운데 107명이 여성이었다.
범행시각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시간대에 벌어진 범죄가 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범행도구는 식칼, 과도, 커터칼 등 칼(53건)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돌, 병, 각목, 망치, 쇠몽둥이, 야전삽도 이용됐다.
묻지마 범죄의 가해자 가운데 89명은 무직 또는 일용근로자로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경제적 빈곤층으로 조사됐다. 또 정신분열증이나 망상장애 등 정신질환자가 전체 분석대상 범죄의 4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하면 서울의 길거리 밤시간대에 칼을 든 정신질환 일용직의 범행이 다수를 차지하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향후 자치단체, 경찰, 보건복지 당국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범죄 예방에 최선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이런 무시무시한 범죄, 없어지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