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한민국 안전은]<下>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사고 1년 아직도 슬픔 호소하는 유족들… “관련자 솜방망이 처벌에 절망”
“1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1년 전 사고 그날에 갇혀 살고 있어요.”
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 유족들은 사고 직후부터 생업을 뒤로한 채 정부와의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사고 직후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다. 유족 대표 이후식 씨도 20년 넘게 운영해온 건설회사 일에서 손을 뗀 지 오래다. 이 씨는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의 한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모든 걸 내려놓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희미해졌지만 유족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고 이병학 군의 어머니 박지원 씨(49)는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 들 겨를이 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며 “지금도 혼자 집에 있지 못해 어디든지 남편과 같이 다닌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잃은 5가구 중 1가구는 내외간의 견해차로 이혼 직전까지 갔다. 다른 한 가구의 부모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두 차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유족들 간에도 이견이 생기면서 지난해 12월 초 네 가족이 시작한 청와대 1인 시위는 현재 두 가족만 참여하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가족들은 사고가 잊혀져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 김동환 군의 아버지 김영철 씨(49)는 “‘이미 다 해결된 것 아니냐’ ‘보상금을 더 받고 싶어 그러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무너진다”며 “1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은 것은 바로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라고 탄식했다.
태안=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선영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