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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委 수사권 놓고 팽팽… 세월만 보낸 세월호 특별법

입력 | 2014-07-17 03:00:00

[세월호 참사 3개월]여야 대표 회동에도 처리 시한 넘겨
유가족 50여명 국회 진입 시도… 시민단체 가세하며 충돌 빚기도
여야 간사들 어제 밤샘 협상… ‘원포인트 국회’ 열어 처리도 검토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했던 ‘굳은 약속’도 소용없었다. 16일로 정했던 세월호특별법 처리 시한을 넘겼지만 정치권은 막판까지 타협의 묘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여야 대표단은 부랴부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90여 분간 담판 협상을 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도 벌어졌다.

○ 유가족 본청 진입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 50여 명은 결국 국회 정문을 통과해 내부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가세했고 이를 경찰과 국회직원들이 막아서면서 국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정문에서 본관 앞으로 진입해 “유족들의 통행을 막은 책임자가 나와 사유를 설명하고 사과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가족들이 본관 2층 유리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한 방송사 기자가 유가족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국회 사무총장대행, 영등포경찰서장, 국회 의사국장, 국회 경비대장 등이 나서 유가족들에게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에야 유가족들이 한발 물러섰다.

○ 여야 대표회담은 진전 없이 ‘결렬’

유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동안 오후 5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TF) 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세월호특별법 TF가 난항을 겪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회의에는 안철수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전격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큰 폭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여야는 끝내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수사권의 범위와 조사위원회 구성 방식에 대한 이견이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완전 결렬이 아니라 양당 간사들끼리 더 논의를 해본 뒤에 다시 (여야 대표가 만나) 이야기를 해보자고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장기전으로 가나


여야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18일부터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하거나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세월호특별법만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본관 밖에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던 유가족들은 여야 합의가 무산된 것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사망한 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는 “양당 간사들의 논의 내용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장기전이 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수 hong@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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