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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재’ 손놓은 국회의장

입력 | 2014-07-18 03:00:00

“시한내 협상 마쳐라” 말만 되풀이… 여야, 세월호특별법 합의 끝내 무산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일 19대 후반기 입법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변화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장 직속 국회개혁 자문위원회 설치를 공언했다. 각계각층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국회개혁 자문위원회가 2일 출범했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시작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말이 너무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표류하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 의장은 지난달 28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있는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말이 아닌 행동하는 국회를 보여주겠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다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의 바람과 달리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에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여야는 회기를 넘겨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원포인트’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핵심 쟁점을 제외하곤 의견 접근을 이뤘는데 야당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선언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여당이 수사권 문제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아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더이상의 실무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을 향한 손가락질만 이어진 셈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해야 할 사안에 대해 적절한 중재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시한 내에 협상을 마치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제헌절 행사 전 양승태 대법원장 등 4부 요인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어 행사 참석차 귀빈들이 오시니 의원회관 앞으로 가도록 부탁했는데 오히려 (유가족들을) 더 자극시킨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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