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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여객기 미사일 피격…탑승자 298명 전원 사망

입력 | 2014-07-18 10:03:00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여객기(보잉 777)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공에서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애초 탑승객이 295명(승객 280명 승무원 15명)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승객 283명 승무원 15명 등 총 298명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한국인의 탑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락 장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으로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쏜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주장했다.

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여객기가 고도 1만m(3만 3000피트)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었을 때 부크(Buk) 발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P 기자들은 이와 비슷한 발사기를 우크라이나 동부 스니즈네 지역 인근에서 목격한 바 있다. 부크 미사일 시스템은 최대 고도 2만 2000m(7만 2000피트)까지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객기가 격추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군은 항공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이날 트위터에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17 항공편과 교신이 끊겼다.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곧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여객기 격추 보도와 관련해 "즉각적인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이날 낮 12시 1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고 있었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5시 25분께 러시아 영공에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중도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속한 도시 샤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전날 밤에는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 항공기에서 쏜 공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이번 주초 우크라이나 군수송기가 러시아 영토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날 도네츠크 지방정부는 여객기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그라보보 마을 인근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것이 사실이면 대한항공 902편(1978년)과 007편(1983년), 이란에어 655편(1988년) 여객기 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격추된 상업 항공기가 된다.

사고기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타고 있었다. 지금까지 네덜란드인 154명, 호주인 27명, 말레이시아인 23명, 인도네시아인 11명, 영국인 6명, 독일인 4명, 벨기에인 3명, 필리핀인 3명, 캐나다인 1명의 탑승이 확인됐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 370편은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으로 가던 중 실종돼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호주 서부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양에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지난 1983년 9월 1일 뉴욕에서 출발해 앵커리지를 경유,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KAL) 007편 보잉 747 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269명이 모두 숨진 비극의 재판이기 때문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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