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혁명, 모바일 시대, 내 손안의 컴퓨터, 태블릿PC….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한 뒤, 지난 5년 간 가장 많이 쓰인 표현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은 기존 데스크탑과 노트북과 비교되며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더 이상 노트북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과 지속적으로 가볍고 얇은 노트북 시장은 건재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설전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IT 업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몇몇 이들은 이 변화를 두고 합종연횡이라고 표현한다. 남북으로 합하고 동서로 연합한다는 뜻으로, 경쟁 관계였던 이들도 서로 손을 잡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PC업계는 PC만 만들어서 버틸 수 없다.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장에도 대응해야 한다. 모바일 시장도 마찬가지. 기존 PC 시장에 맞물리는 다양한 서비스와 성능 향상 등을 꾀한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PC용 운영체제 맥 OS X와 윈도 그리고 모바일 운영체제 iOS와 안드로이드, 윈도폰, 블랙베리 등도 마찬가지. 조금씩 서로가 가진 장점을 가져오고 있다. 아니, 이제는 PC 운영체제와 모바일 운영체제의 경계 자체를 허물 기세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PC용 프로세서 시장 1위 기업 인텔도 고군분투했다. 인텔이 내세운 무기는 ‘아톰’ 프로세서. 초기 아톰 프로세서는 넷북과 MID(Mobile Internet Device) 등에 탑재되며 저전력을 무기로 각광받았다. 이후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과 전력효율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이제 아톰은 태블릿PC와 2-in-1 등에 탑재되며 조금씩 진가를 발휘하는 중이다.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는 ‘아톰’ 프로세서
지난 2월, 인텔은 MWC 201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기기와 IoT(Internet of Thing, 사물인터넷)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아톰 프로세서 플랫폼을 발표했다. 현장에서 인텔 르네 제임스(Renee James) 사장이 직접 LTE-A를 지원하는 2개의 인텔 아톰 프로세서 플랫폼을 소개했다. 그는 “레노버, 에이수스, 폭스콘과 인텔 기반 모바일 기기의 도입 확장에 대해 다년간 협력하기로 했다. IoT에서 모바일 및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제공자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낼 수 있도록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를 재구성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는 지금 몇 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데이터의 잠재성을 끌어내야 하며,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IoT 기기들을 연결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인텔은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과 함께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공개할 것이다. 인텔이 모바일 컴퓨팅과 IoT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텔은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한 동작속도 2.13 GHz의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480(메리필드, Merrifield)를 출시했다.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지원하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이전 제품과 비교해 전력효율과 성능도 향상됐다.
또한, 인텔은 LTE를 지원하는 ‘인텔 XMM 7160 LTE’ 플랫폼도 소개하며, 아톰 프로세서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필드는 모바일 기기의 전력이 떨어져도 실행하고 있는 앱이 지속적으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텔 통합 센서 솔루션(Intel Integrated Sensor Solution)’도 탑재했다.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IoT는 지속적으로 통신과 연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속도계, GPS 등 다양한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도 놓치지 않고 관리해야 한다. 즉, 인텔은 제품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 출시는?
MWC 2014에서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2-in-1 등 다양한 제품이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노버가 올해 안에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윈도/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선보일 것이며, 에이수스, 델, 폭스콘 등이 협력 중이다. 특히, 델은 이미 모바일 기기 라인업으로 출시 중인 ‘델 베뉴(Dell Venue)’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추가 라인업 출시를 약속하기도 했다.
실제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태블릿PC, 2-in-1용)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는 현재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에이서가 선보인 ‘아이코니아 W4’, ‘아스파이어 스위치10’, 에이수스 ‘비보탭 노트8’과 ‘T100’, 레노버 ‘씽크패드8’과 ‘믹스(Miix) 2’ 등이다. 이 제품들은 윈도 8.1을 탑재했으며, 화면은 8~10인치 크기 정도.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 더 자세한 정보는 ‘비슷하면서 전려 다른 저렴한 윈도8.1 태블릿 모음(http://it.donga.com/18501/)’ 기사를 참고하자.
인텔, 모바일의 문을 열었다
베이트레일 성능을 많이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 문서 작성, 동영상 감상 정도의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현재 e-스포츠의 중심에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FPS게임 서든어택 등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다. 인텔은 메리필드과 베이트레일로 타겟을 명확히 나누고 공략했다. 또한,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확대에 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여기에 LTE-A 지원도 더했다. 기존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제 인텔이 모바일의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문을 열기 위해 조금씩 창문으로 엿보고, 노크를 두드리며 시기를 기다렸다. 반격의 카드가 썩 괜찮다. 과거 넷북에 탑재됐던 ‘아톰’은 이제 잊자. 꽤 옷을 잘 갈아 입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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