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무섭게 컸네 ‘짝퉁 애플’

입력 | 2014-07-22 03:00:00

샤오미, 22일 최고급 스마트폰 공개… 中시장 놓고 삼성 - 애플과 격전 예고
中정부 자국기업 유리한 정책 업고… 저가형 이어 프리미엄 시장도 넘봐
2분기 실적, 中업체가 1위 가능성… 삼성, 갤노트4 앞세워 수성 총력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小米)가 22일(현지 시간) 스마트폰 신제품 ‘Mi4’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공개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Mi4는 5인치대 대형 디스플레이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801 또는 805 최신 칩,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을 탑재해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에 뒤지지 않는 최고급 사양의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짝퉁 애플’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던 샤오미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의 ‘5대 제조사’(샤오미 화웨이 ZTE 쿨패드 레노버)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적극 넘보고 있다. 이들은 중국 시장을 자국 정부가 마련해준 ‘온실’로 삼아 엄청난 속도로 양적,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 이른바 외산 ‘빅(Big) 2’가 독차지해 온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3분기(7∼9월) 대륙에선 치열한 영역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G3’로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LG전자 역시 연착륙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 중저가 이어 프리미엄 시장도 넘본다

전자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승리하는 업체가 결국 세계 스마트폰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말 중국 내에서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보다 547% 성장한 1억350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 시장은 현지 5대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인 중저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올해 1분기(1∼3월)까지 시장 1위는 점유율 19.0%를 차지한 삼성전자였다. 레노버(12.4%), 샤오미(11.3%), 쿨패드(11.0%)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판매량이 공개되면 201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가 1등을 차지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보호 아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이동통신사들에 휴대전화 보조금 비용을 비롯한 마케팅비의 20%를 축소할 것을 명령했다. 보조금이 위축되면 저가폰보다는 고급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이 밖에도 중국 땅에서 생산한 제품만 중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국 업체들에 유리한 규제 정책들을 펴고 있다.

○ 외산 업체들 “3분기 산(山) 잘 넘어야”

그렇다고 외산 업체들에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갤럭시노트4’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속에 PPL 형태로 등장한 노트 시리즈가 중국 젊은 고소득층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어 하반기에도 다양한 한류 마케팅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중국 시장 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도 ‘갤럭시노트2’는 중국산을 제치고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삼성전자와 애플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호막이 없는 해외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초저가 정책 및 유통 전략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로 시장을 넓히려면 애프터서비스(AS)센터도 있어야 하고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영업할 유통 네트워크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지금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정보기술(IT)산업 전문가인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샤오미는 아직 구글과 애플 등의 앱 장터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신흥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 능력에 더해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두루 갖춘 기업이라 화웨이나 레노버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과는 선을 그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