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칵테일… 여친과 만남… 매일 한컷씩 잊지못할 순간을 SNS에… 2013년 우크라이나 20대男이 시작… 전세계 1678만여개 글 동참 열풍 “불행한 삶에 대한 반작용” 해석… “또 다른 자기자랑의 場” 비판도
“100일 동안 행복하자”며 유럽에서 시작된 ‘100happydays(100일간의 행복) 캠페인’이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며 SNS를 강타하고 있다. 매일 정신없이 바쁜 나날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도 누구나 하루 한 번쯤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있을 것이고 이를 SNS에 일기처럼 기록하자는 취지다. 인스타그램에는 100일간의 행복 캠페인 동참을 의미하는 해시태그(#100happydays)를 단 글이 전 세계에서 1678만여 개에 이를 만큼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직장인 드미트리 골루브니치 씨(27)가 시작했다. 그는 훌륭한 직장과 사랑스러운 부모, 대단한 친구들을 가졌지만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삶이 슬픔의 늪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주어진 하루에 감사함을 표하는 방법으로 하루 중 사소하게나마 행복을 느낀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 캠페인은 입소문을 타 유럽과 미국을 거쳐 한국까지 퍼졌다. 그가 처음 올린 ‘행복’은 여자친구 사진이었다.
이 캠페인은 그동안 자랑과 과시의 장으로 점철돼 질투심을 유발하는 공간으로 변질된 SNS를 스스로의 행복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 보자고 주장하지만 결국 ‘또 다른 자기 자랑의 장’일 뿐이라는 평가도 있다. 100일간의 행복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 중 71%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중도 포기한다고 한다.
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