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어디로] 5월 25일 전주 나타난뒤 종적 감춰… 검경, 두 핵심 조력자 검거 총력 兪 사망으로 실소유 확인 어려워… 범죄수익 631억 추징 난항 예상
유병언 시신 발견된 순천 야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 22일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순천=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 운전기사와 ‘김엄마’ 검거에 총력
검찰은 5월 25일 유 전 회장이 전남 순천시의 은신처 ‘숲속의 추억’에서 황급히 달아난 뒤 27, 28일경 인근 매실밭에서 숨질 때까지의 행적과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관련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양 씨와 김 씨를 유 전 회장의 사망 경위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 인물로 보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자수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숲속의 추억’ 별장에 유 전 회장과 함께 은신했던 여비서 신모 씨(33·구속)가 “5월 25일 새벽 유 전 회장이 누군가와 함께 ‘숲속의 추억’에서 나갔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루어 양 씨 혹은 김 씨가 유 전 회장을 도피시켰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유 전 회장 사망으로 인천지검이 4차례에 걸쳐 진행한 1054억 원대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중 많게는 60%가량이 법적 효력을 잃게 됐다. 다만 추징보전 조치 상당 부분이 취소되더라도 해당 재산이 빼돌려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서울고검과 법무부가 향후 구상권 청구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법원에 이들 재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내 이달 초 받아들여졌기 때문.
동결 재산 중에는 유 전 회장을 조사해 실소유주를 밝혀야 환수가 가능한 재산이 많다는 점도 검찰의 고민이다. 유 전 회장 명의의 재산은 예금 17억4200만 원뿐이고 631억 원 대부분은 차명 부동산과 주식 등이다. 차명 소유자가 끝까지 ‘내 것’이라고 주장할 경우 유 전 회장 소유임을 입증해야 하는 검찰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은닉재산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 사라져 어려움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유 전 회장 진술이 없더라도 은닉재산을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전 회장의 사망으로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자동 종결된다. 기한이 만료된 첫 번째 사전구속영장과 다시 발부받은 6개월짜리 구속영장은 모두 법원에 반환해야 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