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확인]DNA 일치 공식 발표에 음모론 제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측은 유전자(DNA)와 지문 등 증거가 속속 확인됐는데도 유 전 회장의 죽음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22일 0시 반경 유 전 회장 추정 시신 발견 소식을 접한 구원파 측 관계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부탁했다. 그러나 곧바로 구원파 측은 유 전 회장 사망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원파 이태종 대변인은 유 전 회장 시신 주변에서 소주병과 막걸리병이 함께 있었다는 소식에 “회장님은 술을 전혀 안 드신다. 괜히 긴장했다. 잠이나 자야겠다”고 말하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2시 반경에는 기자들에게 “발견된 시신은 유 전 회장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오전 9시경 시신과 유 전 회장의 DNA 및 지문이 일치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구원파 측은 ‘정부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정부가 유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도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이날 총파업에 돌입하자 시선을 돌리기 위해 서둘러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이 대변인은 “유 전 회장의 죽음보다 의료 민영화와 세월호 진상 규명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하루 종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구원파 서울 교회에서는 26일부터 1주일간 열리는 정기 집회 ‘수양회’ 준비회의가 열렸으며, 유 전 회장 사망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성=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