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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차베스는 中인민의 위대한 친구”

입력 | 2014-07-23 03:00:00

베네수엘라서 묘소 참배하며 극찬… 美 뒷마당 남미서 反美연대 과시




남미를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네수엘라에서 반미 좌파의 기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가 최고의 찬사를 쏟아냈다. 남미의 반미 세력에 우호적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이들과의 정치·외교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또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신원왕(新聞網)은 21일 시 주석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차베스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고 22일 전했다. 시 주석은 묵념을 한 뒤 묘지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잠시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그는 묘지 옆에 있는 기념관에 들어가 사진 기록물 등을 둘러보며 “차베스 전 대통령은 매력이 풍부한 지도자로서 중국 인민의 위대한 친구이자 나의 좋은 친구”라고 극찬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외국 지도자에게 ‘위대한 친구’라고 부른 것은 최고 수준의 경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 주석은 “고인은 갔지만 그의 풍채와 도량은 영원하다. 중국 인민은 그를 그리워한다. 나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인민이 그의 사업을 물려받은 걸 보니 매우 기쁘다”며 감성적인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원유 부국인 베네수엘라와의 전통적 우방 관계를 재확인하고 미국에 함께 대항하는 세력으로서 유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해방자 훈장’을 수여하고 독립을 상징하는 볼리바르 검을 선사하는 등 극진하게 대접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40억 달러의 차관을 베네수엘라에 제공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마지막 행선지인 또 다른 반미 국가 쿠바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