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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첫 직선 문민대통령 ‘조코위’

입력 | 2014-07-23 03:00:00

‘인도네시아의 오바마’ 정권교체, 경쟁후보 불복선언… 정국 혼란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친서민 개혁 성향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투쟁민주당연합 후보(53·사진)가 당선됐다. 2004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뒤 첫 정권 교체를 통해 문민정부가 들어서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억3300만여 명이 참여한 이번 대선에서 조코위 당선자가 7099만7859표(득표율 53.1%)를 얻어 6257만6444표(46.9%)를 얻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후보를 눌렀다고 밝혔다. 조코위 당선자는 빈민가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가를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자카르타 시장 등을 지내며 친서민 정책을 펼친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이가 같고 개혁성이 뚜렷해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린다. 그가 취임하면 정계 개편 및 경제 혁신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조코위 당선자는 사업차 한국을 여러 번 찾았으며 수라카르타 시장을 지내며 경북 안동과 자매결연하기도 한 ‘지한파’다.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을 즐기고 유명 그룹 ‘메탈리카’ 등의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라보워 후보가 선관위 결과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직을 사퇴해 정국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대선은 조직적 사기”라며 “결과의 정당성을 법정에서 가리겠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사실상 ‘대선 불복’ 선언이다. 현행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대선 후보의 사퇴를 금지하고 있다. 사퇴하면 3∼6년의 징역형과 500억∼1000억 루피아(약 45억∼90억 원)의 벌금형을 내린다.

프라보워 후보의 강경 지지자들이 폭력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전역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5만 명의 경찰관이 경계 근무에 들어갔다. 조코위 당선자 측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지지자들에게 거리 축하행사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