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뮤지컬산업]<中>장기공연 힘든 공연 환경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7개월간, 2009년 12개월간 각각 공연돼 국내에서 장기 공연된 대형 뮤지컬로 꼽힌다. 동아일보DB
하지만 공연장은 이미 다른 작품의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장이 불가능했다. 최용석 비오엠코리아 대표는 “다음 해 재공연을 했지만 마케팅을 비롯해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것과 같았다. 초연 때 좀 더 길게 공연하지 못한 게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 3개월 이상 공연되는 작품 100편 중 6편
지난해 11월 공연을 시작해 올해 10월 초까지 10개월여간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위키드’. 동아일보DB
○ 뮤지컬 업계, “새로운 관객 만들어야”
장기 공연이 어려운 이유로는 관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관광객이 많은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와 달리 한국은 국내 관객으로 좌석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3개월 넘게 공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추정한 2010년 기준 국내 뮤지컬 관람객은 530만 명이다. 같은 기간 브로드웨이는 관광객만 710만 명이 넘어섰다.
일정 기간을 정해 공연장을 빌리는 대관 시스템도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공연장은 944개에 이르지만 제작사가 원하는 극장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LG아트센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 몇몇에 집중돼 있다. 설도윤 한국뮤지컬협회장은 “주요 공연장은 대관 공고를 하면 30∼40개 작품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관객이 몰려도 대관 기간이 끝나면 작품을 내려야 하고, 관객이 없어도 빌린 기간엔 계속 공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평론가)는 “국내 관객이 적다고만 할 게 아니라 제작사가 티켓 가격을 내리고 공연을 길게 하는 방식으로 관객이 확대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며 “뮤지컬 업계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산업의 판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 20인(가나다순)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부문 사업부장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한국뮤지컬협회장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장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
송한샘 쇼노트 총괄이사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평론가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이지나 연출가 장유정 연출가 조용신 뮤지컬평론가·연출가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 최나미 창작컴퍼니다 대표 최용석 비오엠코리아 대표 한승원 HJ컬쳐 대표
손효림 aryssong@donga.com·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