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공급에서 조직공학 R&D까지… ‘휴먼 헬스케어’ 분야의 강자
마이크로피펫을 이용한 시료채취.
‘다림’의 족보는 다림양행㈜에서 시작된다. 1980년 설립된 다림양행은 주로 대학병원급 의료 기관을 중심으로 의약품을 공급해 왔기에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 하지만 내분비,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30년 넘게 다져진 내공을 바탕으로 소리 없이 바이오 메디컬 분야를 선도하는 알짜기업이다. 2001년 다림바이오텍을 인수하면서 그간 수입 또는 생산 제휴를 통해 발매하던 의약품들을 K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에서 자체 생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 해외 희귀약품과 첨단약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다림몰’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과수술 의약품 관련 분야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쟁쟁한 가족기업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는 다림티센이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한 비결이다. 각 분야에서 밀어주고 당겨주는 ‘형제기업의 힘’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동결건조기를 이용한 시료채취.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ECM)’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다림티센 재생의학연구소는 현재 인공췌장, 인공피부, 인공골 등의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난치병 극복을 목표로 불철주야 뛰고 있다.
2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다림그룹은 지난해 약 57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목표는 620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한편, 다림티센에서 개발한 조직재생 및 접합 관련 의료기기는 ㈜다림양행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다림써지넷 역시 ‘다림그룹’의 일원으로 2008년 설립된 전문 의료기기 연구개발 업체다. 국내 최초로 복강경 수술용 의료기기인 ‘옥토포트’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명과학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줍니다. 난치병 극복을 목표로 생명과학 연구에 윤리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다림티센 정종섭 대표는 약사 출신이다. 그가 약국이나 제약회사 대신 경영을 선택한 배경 역시 약사라는 직업에서 시작됐다. 약사가 만들고 취급하는 전문의약품이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1974년 경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 ㈜다림양행, 2001년 ㈜다림바이오텍, 2006년 ㈜다림티센을 차례로 설립했다. 특히 다림티센을 통해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인 콜라겐 제품을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다림바이오텍을 대형병원이 공인하는 내분비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육성하는 등 성공적인 기업 활동을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공학에 대한 지식이 있기에 제품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개량신약, 천연물신약은 물론이고 각종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연구 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다림’을 제약 전문기업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놓지 않고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으로 키워가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정 대표는 한국가톨릭경제인회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에 앞장서고 있고 12년째 장학재단도 운영 중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