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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정이품송 얼짱각도 찾아보세요

입력 | 2014-07-24 03:00:00

충북무형문화재 보은협회 관광객 참여 문화행사 열어
전통술 제조-목불조각 시연도




정이품송. 동아일보DB

충북 보은의 관광명소인 속리산과 법주사를 찾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은 누구나 들머리에서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正二品松). 1464년 2월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행차 때 어가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이 나무 아래에서 무형문화재들의 재주를 직접 보고, 배워 볼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보은군은 11월까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후 1시 정이품송과 인근 솔향공원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행사를 연다.

‘정이품송으로 마실 가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충북도무형문화재 보은협의회가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사업’ 지원을 받아 여는 것이다. 행사에는 충북도무형문화재 22호 낙화장(烙畵匠·인두화) 김영조 씨를 비롯해 13호인 야장(冶匠·쇠를 달궈 낫이나 괭이 등을 만드는 것) 설용술 씨, 21호인 목불조각장(木佛彫刻匠) 하명석 씨, 3호인 송로주(松露酒) 제조 기능 보유자 임경순 씨 등이 다양한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정이품송 주변을 청소하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얼짱 각도 찾기’ 등에 참여한 뒤 솔향공원으로 옮겨 4명의 기능 보유자가 진행하는 시연을 보고 직접 체험의 기회도 갖는다. 참가비는 무료. 인터넷(gojeongipumsong.c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수령 6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병해충과 자연재해 등으로 힘겨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1980년대에는 솔잎혹파리로 고사 위기에 몰렸고 1993년 2월에는 강풍으로 지름 26cm, 길이 6.5m의 서쪽 가지가 부러졌다. 2004년 3월에는 폭설로 서쪽 가지 2개가 부러졌다. 이후 돌풍으로 가지가 부러져 좌우 균형이 무너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1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강원 삼척시 준경릉 소나무에 수정시켜 58그루의 장자목(長子木·양친에 대한 정보가 밝혀진 첫 번째 자식 나무)을 생산했다. 2011년 6월에는 꽃가루를 채취해 유전자은행에 영구 보관 중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