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사회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퇴직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1000명씩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SK 등 울산에 있는 기업체 전체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은 매년 4000명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울산발전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들은 30여 년 전 직장을 찾아 전국에서 ‘공업단지 울산’으로 왔다. 직장생활을 하며 자식들 낳아 대학 보내고 결혼까지 시킨 사람이 대부분이다. 울산이 본인에게는 제2의 고향이고, 자식에게는 고향인 셈이다. 그래서 이들 대부분은 퇴직 후 울산에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텃밭이 딸린 전원주택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의 대표 공약 가운데 ‘인구 200만 명의 창조도시 울산 건설’이 있다. “광역시가 자족(自足)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 200만 명은 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80여만 명이 늘어야 한다. 하지만 집짓기부터 장애가 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인구 늘리기 방안은 또 있다. 부산과 인접한 경남 양산 정관신도시에서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으로 매일 1000명 안팎이 출퇴근한다. 울산 시내버스 연장운행을 건의할 정도다. 울주군 온산, 온양 등지에 학교 병원 등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 이들을 직장과 가까운 울산으로 유인할 수도 있다. 출산율(지난해 기준 1.18명)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구 늘리기는 사실 ‘인구 지키기’와 자치단체 간 ‘인구 빼앗기’다. 소극적인 정책으로 분류되는 인구 지키기조차 못한다면 ‘200만 명 울산’은 공염불이다.
정재락·사회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