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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시신 네덜란드로… ‘국가 애도의 날’ 선포

입력 | 2014-07-24 03:00:00

말레이機 격추 6일만에 귀환… 국왕-총리가 직접 희생자 맞아
말레이機 사고 48km 지점서… 우크라 정부군 전투기 2대 격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 희생자 시신 40구를 실은 항공기가 23일 네덜란드에 도착했다. 탑승객 시신 귀환은 격추 사고 6일 만이다.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내외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직접 에인트호번 공군기지에 나가 희생자들을 맞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희생자 시신은 힐베르쉼의 군 기지로 옮겨져 신원 확인 등 조사를 거치게 된다.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들이나 각국 정부에 인계될 예정이다. 뤼터 총리는 “시신의 신원을 밝히는 데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親)러시아 반군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넘긴 MH17의 블랙박스도 23일 영국에 도착하면서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한 해독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영국 항공조사국은 블랙박스의 데이터를 재생해 그 결과를 네덜란드 조사팀에 제출할 계획이다. 블랙박스 해독 작업은 이틀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MH17 격추에 사용된 미사일을 누가 쏘았는지를 놓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비탈리 나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국장은 러시아가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CNN에 “러시아 장교가 미사일을 쏘기 몇 분 전 ‘비행기가 온다’고 상부에 보고하는 녹음 파일이 있다”며 “일정한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며 날고 있었던 만큼 민간 항공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당국은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한 책임은 있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와 연관돼 있음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에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육군 준장은 “뒤따르던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MH17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 MH17 여객기가 추락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23일 우크라이나 전투기 2대가 격추됐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소속 수호이25 전투기 2대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사부르 모길라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격추됐으며 조종사들은 비상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MH17이 격추된 지점에서 48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