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 기억하겠습니다]<하>조마조마 화물 탑차 위쪽 고박 장치 없어… 승객은 대피안내 방송에 시큰둥 승객명단 확보-화재훈련은 양호
여객선 화물칸에 실려 있는 화물차 위쪽이 고박(고정)돼 있지 않은 모습. 현재 국내에는 화물차 위쪽을 고박할 수 있는 장치가 없고 화물차 자체도 위쪽 고박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목포=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본보 취재팀이 국내 선박 운항 전문가와 함께 연안여객선을 탑승해 점검한 결과 안전 면에서는 대체로 양호했지만 화물 고박과 승객들의 의식수준 등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15일 본보 취재진이 탑승한 배는 전남 목포에서 제주를 운항하는 씨월드훼리사의 스타크루즈호. 이 배는 2만 t급으로 국내 연안여객선 가운데는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목포해양대 임긍수 교수(58)가 본보 취재에 동행했다. 임 교수는 현재 해양대 소속 실습선의 선장을 맡고 있으며 30년 이상의 오랜 선박 운항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임 교수는 “현재 한국 화물차량의 경우 위쪽을 고박할 수 있게 제조되지 않아 고박에 어려움이 있다”며 “연안여객선에 많이 실리는 탑차 같은 경우 무게중심이 위로 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쪽에 고박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비상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교육에 대한 승객들의 무관심도 여전했다. 승선 전후 선내에서는 영상과 방송 등을 통해 구명조끼 착용 방법 및 비상시 탈출 방법에 대한 설명이 계속 흘러 나왔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듣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배 한쪽에는 직접 구명조끼를 착용해 볼 수 있도록 여분의 조끼까지 가져다 놓았지만 직접 입어보는 승객은 볼 수 없었다. 승조원 A 씨는 “승조원들에 의한 승객 안전교육뿐 아니라 승객들이 안전교육을 받는 것도 제도적으로 의무화해야 비상시 더욱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여객선은 비행기와 달리 승객을 전부 모아 놓고 안전교육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방법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