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3인의 9인승 올 뉴 카니발 시승기
시승 코스: 서울 종로구 세종로 → 경기 고양시 신원동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김포요금소 → 경인고속도로 → 숭의로터리 → 동인천역 → 월미도
그러나 11일 동아일보 자동차 담당 기자 3인(정세진 최예나 김성규 기자)은 최근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기존 카니발이 왠지 모르게 어깨가 축 늘어진 40대 가장의 모습을 연상시켰다면 신형 카니발은 날렵한 20대 젊은 남성을 떠올리게 했다.
예의 바르면서도 남성미 풍기는 ‘올 뉴 카니발’
최예나=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씬하게 잘 빠진 것 같은데 특히 차 앞부분은 호랑이가 연상되기도 하고. 일단 남성적인 느낌인데요.
시승 기자 3인이 방문한 인천 중구 인현동의 터키음식점인 아라베스크.
특히 이번 3인 시승에는 카니발이 가족용 미니밴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 기자의 두 딸(5세, 2세)과 아내가 동승했다.
정세진=차 안이 생각보다 굉장히 넓다. 스타렉스는 가족들이 타고 이동하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레저용으로 나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훨씬 공간이 여유롭고 수납공간도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타려면 준비해야 할 게 왜 이리 많은지 아빠들은 알 것이다. 유모차는 기본. 아이들이 갈아입어야 하는 여벌의 옷, 물통과 군것질거리, 자칫 차 안에서 짜증을 낼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까지 챙겨야 한다. 신형 카니발에 있는 다양한 수납공간은 패밀리 미니밴으로서는 최고의 기능성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든 이유다.
자동차 기자들 “어떻게 9인승이야?”
시승은 순조로웠다. 아이 둘이 타고 있는 만큼 급가속이나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운전할 수는 없었다. 패밀리용이라는 카니발의 성능을 가장 적절히 맛볼 정도로만 자동차는 움직였다.
최=지금 시속 100km 넘게 밟고 있는데 불안한 느낌이 전혀 없어요. 차가 약간 묵직한 느낌도 있고. 속도를 조금씩 올리고 있는데 차체가 흔들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요.
김성규=차가 ‘쭉쭉 나간다’거나 ‘힘이 좋다’ 이런 느낌도 딱히 없어요. 하지만 디젤차라고 하면 으레 소음이 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주 조용한데요.
탑승한 기자들은 신형 카니발에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차가 9인승이라는 점. 1∼3열까지 2좌석씩 6명이 편히 탈 수 있는 미니밴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9인승인 이 차량에서 나머지 세 사람은 어디에 타야 하는지를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차 안을 한동안 두리번거린 뒤에야 트렁크 칸으로만 생각했던 곳에 3명이 탈 수 있는 4열 시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맨 뒷줄은 바닥 아래로 숨어들어간 ‘싱킹 시트’ 형태로 큰 힘을 들이지 않더라도 쉽게 폈다 접을 수 있게끔 돼 있었다. 기아차 측에서는 “자전거는 물론이고 골프백을 6개 실어도 될 만큼 넉넉한 여유 공간”이라고 설명했지만 기자들이 볼 때 성인 3명이 편히 앉기에는 이래저래 답답한 좌석이었다.
정=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할 수 있는 차량 규정이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 탑승’이기 때문에 좌석이 좀 좁더라도 9인용 미니밴으로 만든 것 같다.
김=9인승이면 유리한 점이 많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4열에 태우지 않는 이상 성인 기준으로 9명이 탈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엄마 아빠의 마음이 느껴지는 차
최 기자는 올 뉴 카니발을 겉으로는 남성미가 풍기는 젊은 차로 보이지만 속은 ‘엄마아빠의 마음이 느껴지는 차’라고 표현했다. 김 기자는 실내 유해물질과 냄새 등을 분해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등 최신 옵션이 마음에 들었다. 정 기자는 올 여름휴가 때 부모님과 아이들을 태우고 마음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최고의 차로 카니발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 소유한 승용차에 카시트를 설치하면 아무리 비좁게 타더라도 어른 3명에 아이 둘밖에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형 미니밴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기아차의 카니발을 비롯해,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등 2종의 국산 모델과 도요타의 시에나, 혼다의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피카소 등 4종의 수입 모델까지 나오면서 지난달에는 미니밴 모델이 5255대가 팔려나갔다. 전년 동월 대비 23%가 늘어난 것이다.
미니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올 뉴 카니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딧세이나 시에나 등 경쟁 차종에 비해 1500만 원 가까이 싼 데다 디젤엔진을 장착해 연비도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수입 미니밴들이 7인승인 데 비해 올 뉴 카니발은 9인승과 11인승으로 나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물론 9인승에 9명이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기에는 너무 힘들겠지만.
휴가 시즌을 겨냥해 발표한 올 뉴 카니발이 한 달 반 만에 1만7000대가 사전 예약됐다는 것은 이 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올 뉴 카니발 9인승은 2990만∼3630만 원, 11인승은 2720만∼3580만 원이다.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