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입찰시스템 민간개방… 수백-수천만원씩 비용절감에 입주자들 만족도 높아
“아파트 관리비를 아끼려면 조달청 ‘나라장터’를 두드리세요.”
대전 서구 둔산동 향촌아파트(1650채)는 입주한 지 15년이 지나 폐쇄회로(CC)TV를 교체하기로 했다. 업체의 견적서를 받다가 조달청 나라장터 전자조달입찰시스템을 통해 A사가 선정됐고 가격은 예상보다 5000만 원 절감됐다. 나라장터 수수료는 5000원이다.
○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 민간 개방
바로 이 시스템이 민간에 개방된 것. 조달청은 먼저 전자조달 이용효과와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아파트와 영농·영어조합법인을 대상으로 문을 열었다. 아파트의 경우 국민의 60% 이상이 거주하고 연간 징수 집행되는 관리비가 10조 원에 달하지만 공사 용역입찰 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농·영어조합 역시 연간 수천 억 원의 정부보조금 지원사업을 집행하는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 아파트마다 나라장터 인기
조달청이 민간에 개방하자 최근까지 아파트 1500여 곳, 영농조합 등 20개, 비영리법인 60여 개 등 모두 1600여 곳이 등록하고 200여 건의 전자입찰이 이뤄졌다.
대전 서구 신동아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청소·소독업체를 선정하면서 나라장터를 이용해 연간 700만 원을 절약했다. 중구 유등마을, 동구 은어송아파트에서 재도장공사와 승강기 보수공사 과정에서 나라장터를 이용했다.
이 밖에 승강기 교체 및 보수, 청소, 소독, 경비, 미화, 어린이놀이터 시설 교체, CCTV 교체공사 등 모든 분야에서 나라장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 서구 W아파트 입주자 김모 씨는 “최근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몇 년 안 된 가스배관 교체공사를 한다고 해 의심스러워 나라장터를 이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형종 조달청장은 “나라장터는 문화상품권 구매, 요리교육 위탁사업, 여행사 선정 등 모두 분야를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중소기업에도 개방하고 입찰뿐만 아니라 계약과 대금지급도 조달업무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