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돌풍에 다급해진 서갑원 “유병언 놓친 책임 전남이 뒤집어써” 새정치聯 지역감정 건드리기 눈살
7·30 재·보궐선거 전남 순천-곡성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돌풍이 거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방’에서 여당 후보가 선전하는 수준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여수MBC와 순천KBS가 20, 21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8.4%로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33.7%)를 앞섰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호남에 예산 폭탄을 안기겠다”는 ‘예산 폭탄’ 공약을 던지며 바닥 민심을 흔들어놓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서 국회의원(18대 국회) 시절 적극적으로 호남 지역 예산을 따낸 점도 밑거름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의 돌풍을 막기 위해 야당 내에서는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도 공공연히 나온다. 서 후보는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째인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씨 수사의 모든 책임을 전남 출신이 뒤집어쓰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 부산경남(PK) 출신은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전남에만 책임을 묻는 것을 엄중히 규탄한다”고도 했다.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 우형호 순천경찰서장만 직위해제된 것이 출신 지역 때문이란 주장이다.
주승용 사무총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후보의 예산 폭탄 공약을 거론하면서 “‘떴다방’ 공약으로 표를 사겠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순천-곡성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김한길 공동대표는 22일 순천 아랫장 서 후보 지원 유세에서 “박근혜 정권 들어 요직에 기용된 호남 사람 찾기가 바다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며 서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의원도 15일 서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호남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박 대통령의 남자가 호남에 와서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태도에 대해선 “이중적”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자신들이 취약한 영남권 지원유세를 나설 때엔 ‘지역구도 타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정작 호남권에선 그런 얘기가 없다는 점에서다. 김 대표는 23일 부산 해운대-기장갑 윤준호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이번에도 늘 하던 대로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저 1번(새누리당 기호)만 찍는다면 부산은 변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