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장남 용인서 검거]유대균 검거 이후 수사 전망 유병언 지분 넘겨받아 그룹 운영… 횡령-아해사진 고가매입 과정서 중요한 역할했을 가능성 높아 … 차남 등 다른자녀 추적도 본격화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상표권료 및 고문료, 사진 구입비 등 명목으로 회삿돈 2398억 원을 빼돌려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의 재무 구조를 부실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세월호 불법 증축 및 안전 예산 삭감 등 침몰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대균 씨 등 자녀들은 1997년 세모그룹 부도 이후 유 전 회장으로부터 관련 지분을 넘겨받아 그룹을 운영해왔다. 검경이 유 전 회장과 함께 대균 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인 이유도 그룹 경영 비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자녀들 수사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선 유 전 회장 일가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가 ‘아해’의 사진을 고가에 매입한 경위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 소재를 조사할 계획이다. 회삿돈 968억여 원을 일가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국빈 다판다 대표(62) 등 계열사 대표와 임원 8명은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대균 씨를 조사해 그룹의 경영 회의체로 꼽혀온 ‘높낮이 모임’에서 계열사 대표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녀 상나 씨(46)는 계열사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 전 회장의 자녀 중 유일하게 수배 대상이 아니지만 5월 초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계열사 자금 492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5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장녀 섬나 씨(48)는 현재 국내 송환을 거부하고 있지만 대균 씨를 통해 설득할 경우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71)와 처남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 등 친인척 상당수가 이미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섬나 씨가 유 전 회장의 장례 일정 등을 고려해 제 발로 국내로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