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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경영 깊숙이 개입… 兪일가 재산환수 탄력 붙을듯

입력 | 2014-07-26 03:00:00

[유병언 사망/장남 용인서 검거]유대균 검거 이후 수사 전망
유병언 지분 넘겨받아 그룹 운영… 횡령-아해사진 고가매입 과정서
중요한 역할했을 가능성 높아 … 차남 등 다른자녀 추적도 본격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가 25일 오후 전격 검거되면서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수사와 세월호 침몰 참사 책임 재산 환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균 씨는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세모그룹 계열사 ‘소쿠리상사’ 대표로 일가의 재산 형성과 계열사 경영에 깊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상표권료 및 고문료, 사진 구입비 등 명목으로 회삿돈 2398억 원을 빼돌려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의 재무 구조를 부실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세월호 불법 증축 및 안전 예산 삭감 등 침몰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대균 씨 등 자녀들은 1997년 세모그룹 부도 이후 유 전 회장으로부터 관련 지분을 넘겨받아 그룹을 운영해왔다. 검경이 유 전 회장과 함께 대균 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인 이유도 그룹 경영 비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자녀들 수사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선 유 전 회장 일가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가 ‘아해’의 사진을 고가에 매입한 경위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 소재를 조사할 계획이다. 회삿돈 968억여 원을 일가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국빈 다판다 대표(62) 등 계열사 대표와 임원 8명은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대균 씨를 조사해 그룹의 경영 회의체로 꼽혀온 ‘높낮이 모임’에서 계열사 대표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대균 씨가 일가의 ‘경영 후계자’로 꼽혀온 차남 혁기 씨(42)의 행적에 대해 진술할 경우 다른 자녀들을 추적하는 작업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남 혁기 씨는 인터폴에 수배된 상태지만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혁기 씨의 범죄수익은 유 전 회장(1291억 원)에 이어 일가 중 두 번째로 많은 559억 원에 이른다.

차녀 상나 씨(46)는 계열사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 전 회장의 자녀 중 유일하게 수배 대상이 아니지만 5월 초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계열사 자금 492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5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장녀 섬나 씨(48)는 현재 국내 송환을 거부하고 있지만 대균 씨를 통해 설득할 경우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71)와 처남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 등 친인척 상당수가 이미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섬나 씨가 유 전 회장의 장례 일정 등을 고려해 제 발로 국내로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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