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장남 용인서 검거] 檢 순천별장 급습 후 유병언 행적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의 급습을 피해 숨어들어 갔다는 ‘숲속의 추억’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의 비밀공간에서는 거액의 현금뿐 아니라 소변이 담긴 페트병도 발견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소변의 양은 페트병을 거의 다 채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성인 남성이 하루에 평균 1.5L 정도의 소변을 배출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유 전 회장이 비밀공간 안에서 24시간 가까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별장 급습 다음 날인 5월 26일 오후나 밤에 별장을 빠져나간 뒤 인근 숲 속을 헤매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 ‘통나무 벽’ 숨은 시기 112 신고 잇따라
그 시기를 전후해 경찰엔 “별장 주변에 유 전 회장이 있는 것 같다”는 112 신고가 두 번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 좁은 공간서 소변 보며 버티다 탈출한 듯
검찰 추적팀과 경찰이 별장 주변을 수시로 뒤지고 다니면서 유 전 회장은 곧바로 별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좁은 공간에 숨어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식사도 거른 채 페트병에 소변을 보면서 빠져나갈 틈을 노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소변의 양으로 미뤄 볼 때 별장 급습 24시간쯤 뒤인 5월 26일 밤에 유 전 회장이 별장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별장 급습 때부터 하루 사이에 검찰 추적팀이 두 차례, 경찰이 세 차례나 별장을 수색 또는 현장조사를 하면서 비밀공간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던 셈이다.
양회정 씨를 비롯한 구원파 조력자들이 자신을 구하러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을 유 전 회장으로서는 서면파출소 경찰관들이 왔다가 돌아간 5월 26일 밤에는 더이상 구조를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탈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언제 검경이 또 들이닥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을 유 전 회장은 25kg이나 되는 현금은 버려 둔 채 육포와 검은 콩 등 간단한 먹을거리만 챙겨 별장을 빠져나간 뒤 숲 속을 헤매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추정하는 사망 시점도 5월 27일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