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안산|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남자부 MVP 대한항공 신영수
대한항공 신영수(사진)가 V리그 첫 MVP를 경험했다. 27일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기자단 투표에서 22표를 받아 동료 곽승석 정지석을 제쳤다. 인터뷰 내내 “내가 받을 상이 아니다”고 했다.
자신보다는 곽승석과 후배 정지석에게 MVP가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승석이가 공격에서 잘했고 지석이는 어린 나이에 수비부담이 많은 데도 제 몫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인 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은 “신영수를 막지 못해 졌다. 대포답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막판 신영수는 좌절을 경험했다.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여 간신히 목표는 달성했지만 신영수의 허리는 탈이 나고 말았다. 그의 공백 속에 대한항공은 허무하게 2연패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턱걸이해서 왔는데 중요한 경기에 뛰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기억했다. 그런 아쉬움이 더욱 신영수의 의지를 자극했다.
“연습경기에 진 뒤 선착순을 하면 이가 갈렸다. 대충할 수도 없었다. 어떤 선수는 선착순 하는 순간 저 멀리 뛰쳐나갔다. 항상 1등을 했는데 인간도 아니라고 그랬다. 도중에 코치들이 지키고 있어 살살 할 수도 없었다.”
그런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결승까지 왔다. 중요한 한 판을 앞두고 동료들과 다짐을 했다. 그동안 연습경기에서 졌던 팀들을 모두 꺾었는데 결승전에서도 이기자는 다짐이었다. MVP수상 뒤 가장 고마운 선수를 묻자 세터 강민웅을 들었다. “토스가 맞지 않아 서로가 스트레스였다. 어려운 볼이라도 내가 득점으로 연결하면 민웅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텐데 그렇지 못해 미안했다. 그래서 민웅이에게 ‘믿고 올려주라. 욕을 먹어도 내가 먹을게’라고 했는데 고맙게도 나를 믿고 볼을 올려줬다. 그것이 고맙다”고 했다.
안산|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