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스포츠동아DB
황선홍감독 “특급용병 아니면 팀에 도움 안돼”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부터 외국인선수 영입 없이 시즌을 치렀다.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터라 전력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포항은 빈틈없는 공수 조직력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 황선홍(46) 감독의 용병술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를 극복했다. 지난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을 이룩한 포항은 올 시즌에도 용병 없이 10승4무3패(승점34)로 리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같은 포항의 행보를 팬들은 ‘쇄국정책’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포항은 팀의 주축인 이명주(25)가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으로 이적하면서 전력보강이 더욱 절실해졌다. 이명주가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포항은 알아인으로부터 500만 달러(약 50억원)의 이적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기 레이스를 앞두고 이적료를 활용한 선수보강이 예상됐지만, 여전히 포항은 선수 보강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외인영입은 일찌감치 희망을 접었다. 황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외국인선수가 우리 시스템에 잘 어울릴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팀 전력을 한번에 강화시킬 수 있는 수준급의 선수가 아니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타 팀 선수 영입도 쉽지 않다. 황 감독은 “선두 팀이다 보니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선수를 (다른 팀에서) 내주려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외적인 변수보다는 팀 내부에서 개선점을 찾아 나가려고 한다”며 또 한번 내실을 튼튼히 다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