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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의 전쟁… 유재학표 한국형 농구

입력 | 2014-07-30 06:40:00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이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도중 손짓을 해가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 농구는 또 한번 ‘유재학 매직’에 의지하고 있고, 유 감독은 새로운 한국형 농구를 정착시켜가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1초 단축 큰 소득
속공·패턴 플레이로 좋은 찬스 만들어
수비시 상대 공격 시간 1초라도 더 지연
신장 작은 대표팀 골밑 허용 사전예방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가졌다. 소집 훈련을 시작한 이후 국내 농구팬 앞에서 처음으로 치르는 공식 경기였다. 대표팀은 64-58로 승리했다. 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농구월드컵(8월30일∼9월14일)과 2014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을 대비해 새로운 한국형 농구를 대표팀에 이식했다. 수비에서는 전면 압박을 펼쳐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공격을 1∼2박자 빠르게 하는 새로운 ‘유재학표 한국형 농구’다. 새 전술이 자리 잡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진천선수촌 합숙과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통해 ‘유재학표 한국형 농구’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 1초 싸움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능한 빠르게 볼을 공격 코트로 운반하라고 지시한다. 공격제한시간은 24초. 신장에 약점이 있는 대표팀이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시간을 상대 코트에서 머물러야 한다. 그래야 패턴 플레이를 통해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빠르게 공격 코트로 넘어가면서 상대 수비가 정비되지 않으면 속공으로 손쉬운 득점도 노릴 수 있다. 공격 코트로 넘어가는 시간을 1초만 단축해도 큰 소득이다.

수비시에는 상대가 우리 코트로 넘어오는 시간을 1초라도 더 늘려야 한다. 상대가 빨리 공격코트로 넘어오면 신장이 작은 대표팀은 골밑 공격을 손쉽게 허용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표팀은 40분 내내 올코트 프레스를 펼친다. 강한 압박은 상대에게 부담을 줘 실책도 유발할 수 있다. 이 전술의 키는 체력과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12명을 수시로 교체하며 압박의 강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의 기량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

● 승부의 키는 외곽슛과 리바운드

대표팀은 골밑에서 1대1 공격을 최대한 자제한다. 농구월드컵에서 만나는 팀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경쟁할 팀은 모두 한국보다 체격조건이 좋다. 골밑 공격으로는 승산이 없어 다른 방법으로 득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속공으로 1차 득점을 노린 뒤 이후에는 중거리 슛과 3점슛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외곽슛이 터져야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 한국은 29일 뉴질랜드를 상대로 3점슛 5개를 꽂았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 외곽슛이 터졌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리바운드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수비리바운드가 중요하다. 수비리바운드를 잡지 못하면 상대에게 득점을 쉽게 허용하게 된다. 한국은 이날 뉴질랜드와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38대43으로 졌다. 하지만 3쿼터까지 리바운드 대결에선 30대28로 앞섰고, 스코어에서도 52-40으로 상대를 따돌릴 수 있었다. 한국선수 중 가장 많은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오세근(상무)은 “여전히 힘겹지만 높이와 힘이 좋은 선수를 상대로 골밑싸움하는 방법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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