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2층에서 애 우는 소리에 발견… 별거중인 남편과 20대 장남 가능성 경찰 “사망 2주 넘어… 8세 아들 구조”
경기 포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고무통에 담겨있는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9시 40분경 포천시 신북면의 4층 빌라 내 2층 집 작은 방에서 커다란 빨간 고무통에 담긴 채 이불에 덮여 있는 남자 시신 2구가 발견됐다. 경찰과 119 구조대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창문으로 집 안에 들어갔을 당시 50대와 20대로 추정되는 두 시신은 높이 80cm, 지름 84cm의 고무통 안에 뒤엉켜 있었다.
시신들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얼굴까지 랩에 싸여 있는 상태였다. 시신 2구 가운데 50대 남자로 추정되는 시신의 목에는 여성 스카프가 세 번 감겨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경찰이 집에 들어갔을 때 방 안엔 부패가 진행된 시신 특유의 악취가 진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더기가 번데기가 돼 허물을 벗은 껍질이 시신에서 발견된 점을 볼 때 사망한 지 2주가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10여 년 전부터 별거 중인 남편 박 씨와 큰아들이 아내 이 씨의 집을 찾아왔다가 크게 다투고 둘 다 살해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20일 전에 자취를 감춘 박 씨의 아내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포천경찰서 김재웅 수사과장은 “시신에서 멍이나 흉기에 찔린 자국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박 씨로 추정되는 시신에 스카프로 목이 졸린 자국이 있고 얼굴을 포함한 몸 전체가 랩에 싸여 있어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