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다쿠야 vs 쓰마부키 사토시
‘히어로2’의 구리우 검사로 돌아온 기무라 다쿠야(왼쪽 사진)와 ‘젊은이들’에서 억척스러운 맏형 역할을 맡은 쓰마부키 사토시. 일본 후지TV 화면 촬영
기무라는 ‘히어로2’에서 중졸 학력의 엉뚱한 검사 구리우를 맡았다. 2001년 방영된 ‘히어로’의 속편인데, 역시 그가 주연을 맡았던 ‘히어로’의 시청률 기록은 아직까지 어떤 드라마도 깬 적이 없다. 팽팽한 얼굴로 출연했던 전성기 시절 대표작의 속편에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로 다시 나온 건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일 거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출연작마다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참패해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의 선택은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것 같다. 1회 시청률은 26.5%를 기록했고 2회에서 19%로 하락했다가 3회에서는 다시 20%를 넘겼다. 기무라는 아무 생각 없는 바보 같지만 실은 모든 걸 추리하고 있는 천재 구리우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얼굴에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만 구리우 검사 특유의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은 무리 없이 어울린다.
하지만 둘 중 한 사람의 손을 들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쓰마부키 쪽을 택하고 싶다. ‘히어로’의 속편이라는 검증된 선택을 한 기무라를 보면 과거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이미 써먹었던 캐릭터를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함을 느낀다. 그에 비해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영역을 넓혀온 쓰마부키의 아낌없이 망가지는 연기 도전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