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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희비 갈린 日스타 컴백, 진짜 승자는?

입력 | 2014-07-31 03:00:00

기무라 다쿠야 vs 쓰마부키 사토시




‘히어로2’의 구리우 검사로 돌아온 기무라 다쿠야(왼쪽 사진)와 ‘젊은이들’에서 억척스러운 맏형 역할을 맡은 쓰마부키 사토시. 일본 후지TV 화면 촬영


기무라 다쿠야와 쓰마부키 사토시는 일본 남자 스타 중에서도 한국 내 인지도가 높은 배우다. 두 스타는 올여름 새 드라마로 나란히 돌아왔는데 둘 다 작품 선택에 절치부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기무라는 ‘히어로2’에서 중졸 학력의 엉뚱한 검사 구리우를 맡았다. 2001년 방영된 ‘히어로’의 속편인데, 역시 그가 주연을 맡았던 ‘히어로’의 시청률 기록은 아직까지 어떤 드라마도 깬 적이 없다. 팽팽한 얼굴로 출연했던 전성기 시절 대표작의 속편에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로 다시 나온 건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일 거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출연작마다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참패해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의 선택은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것 같다. 1회 시청률은 26.5%를 기록했고 2회에서 19%로 하락했다가 3회에서는 다시 20%를 넘겼다. 기무라는 아무 생각 없는 바보 같지만 실은 모든 걸 추리하고 있는 천재 구리우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얼굴에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만 구리우 검사 특유의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은 무리 없이 어울린다.

쓰마부키가 선택한 작품은 ‘젊은이들’이다. 1966년 일본에서 방영된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사망한 뒤 도로 공사장 인부로 일하며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져온 맏형 사토 아사히로 등장한다. 데뷔 시절부터 꽃미남으로 인기를 끌어온 그지만 이 작품에서는 완벽한 아저씨다. 밥풀을 튀기며 소리를 지르고 말 안 듣는 동생에겐 레슬링 기술을 건다. 땀에 전 냄새가 풀풀 날 것 같은 사토는 애인의 임신 사실을 알고도 돈 걱정부터 하는 ‘찌질’한 남자다. 다섯 남매가 각자 숨겨둔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며 겪는 좌충우돌과 이를 매듭짓는 가족애가 꽤 감동적임에도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쓰마부키 외에도 에이타, 아오이 유우 등 출연진이 꽤 탄탄한데 시청률은 3회 현재 7%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둘 중 한 사람의 손을 들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쓰마부키 쪽을 택하고 싶다. ‘히어로’의 속편이라는 검증된 선택을 한 기무라를 보면 과거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이미 써먹었던 캐릭터를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함을 느낀다. 그에 비해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영역을 넓혀온 쓰마부키의 아낌없이 망가지는 연기 도전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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