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거물들 명암]서울 동작을 승리 나경원 2002년 이회창 특보로 정계 입문… 2011년 박원순에 패한뒤 위기 단일화 바람 이겨내고 값진 승리… 당내 유일한 여성 3선의원 우뚝
활짝 웃는 나경원 의원 7·30 재·보궐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3선 의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나 의원이 30일 오후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나 의원 개인으로는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년 9개월 만에 3선(選) 의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일약 차세대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 2년 9개월 만의 화려한 복귀
선거 당일인 30일 오전 나 의원은 자택 주변에서 지인들과 전화로 연락을 나누며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봤다. 나 의원은 오후 11시경 당선이 확실해지자 캠프 사무실을 찾았다. 지지자 200여 명은 “나경원”을 환호하며 꽃다발을 안겼다.
당선 소감에서 나 의원은 “동작 주민과의 연대가 승리한 것으로 본다”며 “주민 속으로 들어가 더 낮은 자세로 주민 목소리를 많이 들은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선거가 주는 메시지는 국회에서 더이상 싸우지 않고 덧셈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앞으로 국회에서 합의의 정치를 이루는 데 앞장서겠다. 정치 개혁과 더불어 동작구 발전에 온 힘을 쓰겠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캠프 사무실을 찾아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동작을 강남 4구로 만들겠다는 나 의원의 공약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 서울시장 패배로 정치적 시련
판사 출신인 나 의원은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 특보를 맡으며 정계에 데뷔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패배의 쓴맛을 보기 전까지 나 의원은 언제나 ‘인기 정치인’이었다. 빼어난 외모 덕에 선거 때마다 지원유세 요청 1순위로 항상 거론됐다. 미디어의 관심도 한 몸에 받아왔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스포트라이트는 더이상 그를 향하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나 의원은 절치부심하면서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장과 장애인체육회 이사를 맡아 일해 왔다.
○ 보수의 전사(戰士)로 거듭나나?
이번 동작을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나 의원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구애를 보내며 사실상 나 의원의 공천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끝내 출마를 고사해 극적으로 나 의원이 동작을 후보로 나서게 됐다.
애초 나 의원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가까웠다. 2007년 대선에서는 중립을 지켰지만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돼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 지도부와는 원만한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하면 단숨에 당권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열렸다.
△1963년 서울 △서울대 법대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장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