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동아닷컴DB
NL 다승 1위 13승 웨인라이트와 단 1승 차
3일 컵스전 와다와 ‘한일 선발 맞대결’ 기대
투수 출신인 LG 양상문 감독은 바쁜 시즌 일정 속에서도 자주 LA다저스 경기 위성중계를 챙겨본다. 특히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이 등판하는 날에는 응원하며 경기를 본다. 양 감독은 “우리에게 메이저리그는 꿈같은,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곳 같았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투수가 이처럼 빼어난 활약을 하는 모습이 감격적이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에게 꿈의 무대였던 메이저리그,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류현진은 다승왕 도전을 시작한다.
류현진은 31일까지 12승을 기록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다승 1위인 세인트루이스 애덤 웨인라이트에 단 1승차다. 올 시즌 남은 선발등판 기회는 10∼11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전력을 생각하면 박찬호가 기록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다승 18승을 뛰어넘어 20승 이상도 가능하다. 가장 큰 경쟁력은 최근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고속 슬라이더다. 양 감독은 “놀라울 뿐이다. 투수가 변화구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미국에서 완성했다. 경기 마다 다른 주무기를 꺼내 들고 있다. 타자 입장에서는 더 어려운 투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제구력과 서클 체인지업만으로 한국프로야구를 압도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10승 이상을 거둔 정상급 투수였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라이더를 완성했고 커브까지 위력을 더하면서 더 놀라운 투수가 됐다.
● 3일 시카고 컵스전 출격…와다와 한일 좌완 빅매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31일 류현진의 선발등판을 앞서 발표했던 2일에서 3일로 바뀌었다고 예고했다. 오전 10시 10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전이다. 당초 2일 등판예정이었지만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댄 해런을 다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면서 하루 뒤로 밀렸다.
다승왕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은 한일좌완 투수의 빅매치다. 컵스가 예고한 선발은 와다 쓰요시(33)다. 와다 쓰요시는 2004아테네올림픽, 2008베이징올림픽,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대표팀으로 뛰며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름이다.
류현진과 공통점도 많다. 같은 신인왕(2003년) 출신이며 자국리그를 평정하고(일본프로야구 9시즌 107승)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데뷔 첫 해부터 정상급 선발투수가 된 류현진과 달리 부상으로 긴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컵스에 입단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7월 9일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지금까지 3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1패 방어율 3.39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역대 한일 투수 선발 맞대결선 한국이 완승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한국과 일본 투수가 선발 맞대결은 총 8번이었다. 팀의 승리 뿐 아니라 한·일 대결이라는 자존심 승부에서 한국투수들은 6승 1패를 기록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서재응이다. 2003년 뉴욕 메츠 선발로 몬트리올 오카 도모카즈와 선발 대결을 펼쳤다.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서재응은 2005년 워싱턴으로 이적한 오카 도모카즈를 다시 만나 6인이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선우(2004년 몬트리올)와 김병현(2006년 콜로라도)도 각각 노모 히데오(다저스)와 오카도모카즈(밀워키)를 상대로 승리했다. 유일한 패배는 류현진이 기록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 구로다 히로키와 만나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했다. 구로다 히로키는 6.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5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홈구장에서 와다 쓰요시를 상대한다. 올 시즌 류현진은 5일 휴식 때 방어율 2.80으로 4일 휴식 때(3.68)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왕을 향한 기분 좋은 도전의 시작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