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정부 공인 진품… 2일 부천 석왕사서 봉안법회
7월 28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대통령궁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왼쪽)이 경기 부천시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에게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작은 사리탑을 기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라자팍세 대통령은 이운식 뒤 한국 취재진에게 “진신사리를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기증한다. 이번 기증으로 양국이 더욱 친밀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영담 스님은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부당대우를 받지 않고, 부처님 공덕으로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영담 스님을 비롯해 남해 화방사 주지 종호 스님, 불교국제개발협력단체 하얀코끼리, 스리랑카 불교 지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석왕사는 “스리랑카를 비롯해 외국에서 기증받은 진신사리들은 사찰 간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기증이라 진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며 “진신사리가 진품임을 스리랑카 정부가 공인하고 대통령이 직접 기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이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는 길이 3mm로 좁쌀 형태다(위쪽 사진). 스부티 사원에서 기증한 부처님 고향 카필라 성에서 발굴된 진신사리는 2cm 길이로 치아 모양이다. 공동취재단
27일 콜롬보 스부티 사원에서도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이 열렸다. 스부티 사원이 석왕사에 기증한 진신사리는 1898년 영국 고고학자가 부처님 고향인 인도 카필라 성에서 발굴한 진신사리 21과 중 하나로 당시 발굴지역 토지 주인이 스부티 사원에 진신사리를 기증했다. 유리로 된 사리탑에 밀봉된 진신사리는 2cm 크기로 치아 모양과 비슷하다. 이 사리도 정확한 부위는 확실치 않다. 스부티 대사원 주지 마힌다완사 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는 곧 부처님의 육신과 같다. 부처님 고향에서 석가모니 가족들이 만든 불탑에서 나온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부처님 진신사리 2과 기증은 스리랑카와 석왕사의 오랜 인연 덕분에 성사됐다. 영담 스님은 스리랑카 스님이 석왕사에서 기거한 인연으로 1990년 한국-스리랑카 불교회를 결성하고 스리랑카 현지 불교 사찰을 지원해왔다. 1995년에는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을 만들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복지에 힘썼다. 2008년 라자팍세 대통령은 감사의 뜻으로 석왕사에 불상을 기증하기도 했다.
영담 스님은 “종교가 민간 외교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그런 결실로 스리랑카 정부가 공인한 부처님 진신사리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봉안한 데서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석왕사는 2일 스리랑카 사절단을 초청해 봉안법회를 연다. 기증받은 진신사리는 스리랑카식 사리닫집(법당의 불좌 위에 다는 집 모형)에 봉안될 예정이다.
콜롬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