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 일병 사망(사진은 군인권센터 제공)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사망한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윤 모 일병(24)의 부대 내 상습 폭행 및 가혹행위에 관한 군 수사내용의 전말이 공개됐다.
군 수사내용을 종합하면 가히 충격을 넘어서 경악 수준이다.
앞서 지난 4월 7일 28사단 소속 윤 일병은 내무반에서 만두 등 냉동식품을 먹던 중 선임병에게 가슴 등을 맞았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잔혹했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가 확보한 군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은 28사단으로 전입 온 3월 초부터 사고가 발생한 4월 6일까지 매일 선임병들로부터 대답이 느리고 인상을 쓴다는 이유로 상습 적으로 맞았다. 선임병들은 폭행을 당해 다리를 절고 있는 윤 일병에게 다리를 절뚝거린다며 폭행했다. 힘들어하는 윤 일병에게 링거 수액을 주사한 다음 원기가 돌아오면 다시 폭행을 하는 잔인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허벅지 멍을 지운다며 윤 일병의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발라 성적인 수치심을 주기도 했으며, 치약 한통 먹이기, 잠 안 재우고 기마자세 서기 등의 상상도 못할 가혹행위를 일상적으로 삼았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도 부대에서는 어떠한 병사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군인권센터 측의 주장이다.
심지어 간부였던 유모 하사(23) 역시 윤 일병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가혹행위를 묵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사는 가혹행위를 주도한 나이가 많은 이모 병장(25)에게 ‘형’이라 부르며 함께 어울리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전화통화 결과 사단장과 군단장 등이 윤 일병 사건을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군 수사 당국이 사건을 축소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소장 변경 및 사건의 진상을 더욱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28사단 소속 윤 일병에게 상습 구타를 가했던 이모 병장 등 병사 4명(상해치사)과 가혹행위 등을 묵인한 유모 하사 등 5명은 군 수사당국에 의해 지난달 30일 구속했다.
한편 군 당국은 1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공식 사과했다.
이날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부대 내 악습을 뿌리뽑고, 안전하고 행복한 병영이 될 수 있도록 병영선진화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