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후/한국정치의 길, 전문가 10인의 제언] 여당, 민심 제대로 살펴라… “지금부터 잘하라고 기회 준것 국정 책임감 갖고 국민과 소통… 양극화 해소-세월호 해법 제시를”
“여당의 압승이 아니라 야당의 참패다. 누가 더 민심에서 멀어지는지 여야가 경쟁을 한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7·30 재·보궐선거 결과를 이같이 요약했다. 최 교수의 말처럼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새누리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여당이 무능한 것은 맞는데 야당에 비해서는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려는 모습이 선거 결과의 차이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당 스스로 잘해서 이긴 것은 아니다”(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 “새누리당이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국민이 만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현우 서강대 교수)이라는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조차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잘했다고 표를 준 게 아니라 그동안 잘못을 거울 삼아 지금부터 잘하라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이정현 의원의 성공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주문했다. 진장철 강원대 교수는 “이정현 의원은 ‘지금 이 나라에 가족을 잃은 사람이 많은데 내 가족의 어려움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고 말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새누리당이 제대로 나라를 이끄는 축으로 서기 위해서는 상식에 기초해서 공감할 수 있는 정치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도 “이 의원의 승리를 이끌어낸 뚝심과 진정성에 한국 정치의 해답이 있다”며 “민생정치와 생활정치에 투신하는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이제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활정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양극화 해소 등 서민을 보듬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외형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양극화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안고 갈 수 있는 따뜻한 보수, 배려할 수 있는 모습을 같이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교수는 “야당에 대해서는 ‘승자의 포용’이 필요하고 경제 살리기와 함께 경제민주화, 소외계층 돌보기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제도 개혁 등 당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새누리당의 과제로 제시됐다. 최준영 인하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이번에 상향식 공천을 했다고 말을 하지만 제도적으로는 바뀐 것이 없다”며 “지역구에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