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것: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강상중 지음·이경덕 옮김/280쪽·1만3800원·지식의숲
인간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해 온 저자가 아사히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아에라’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했던 칼럼 ‘사랑의 작법’을 모아 책을 냈다. 왜 사랑일까. 저자는 ‘타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긍정적인 유대관계를 가지려는 정신작용’을 사랑이라고 불렀다. 그러기에 지금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 사랑이라는 것. 주변의 작은 일상부터 일본, 한국 사회는 물론 국제 사회 이슈까지 다뤘다.
재일교포 2세로서, 지식인으로서 50여 년간 고민해 왔던 저자는 고민과 마주한 힘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러기에 굳이 고민을 피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한다.
‘국가적 재난’이라는 말도 곱씹어 본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과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을 뒤덮었던 단어다. 저자는 이를 ‘국민적 재난’으로 생각하자고 제안한다. 정부가 아닌 국민 중심의 사고를 하자고 말이다. 그래야 재난 지역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초식남, 영어 공용화 등 갖가지 주제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위로와 함께 당부도 건넨다. 스스로의 삶은 물론 내가 몸담고 살아가는 세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이 가진 힘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