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후/전열 재정비하는 여권] 새누리 혁신委 ‘공천 개혁’ 세미나 “탈세-표절 논란 예상자 사전 배제… 지역기반 탄탄한 신인 대거 발탁”
7·30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당 혁신의 출발점은 김무성 대표가 그동안 강조해 온 공천개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는 당내 인사검증 혁신안을 주제로 ‘정치를 바꾸는 혁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이준석 새바위 위원장은 “김 대표가 지난 주말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검증 혁신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당내 정치쇄신을 목표로 그동안 새바위에서 꾸준히 논의한 인사검증 혁신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새바위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와 당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레드 리포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주요 항목을 열거해서 후보자들이 자기검증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레드 리포트 항목으로는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불법·탈법을 비롯해 △본인 및 자녀 병역문제 △세금탈루 △금고형 이상의 범죄사실 △논문표절 △이중국적 △위장전입 △개인사와 관련해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사항이 있는지 등 8개 기준이 포함된다. 이 결과가 공천 심사에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개혁에 시동을 걸면서 당내에선 2016년 20대 총선 공천부터 풍토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은 없다”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지역 주민과 당원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인지도가 높더라도 공천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거물급으로 분류됐던 후보들이 전략공천으로 출마했다가 본선에서 번번이 패했다. 반면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출마한 정치 신인들이 당선돼 향후 선거에서도 공천 개혁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 승리=당선’으로 통하는 영남권 현역 의원들은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대구 경북권 한 초선 의원은 당직을 맡아 지역구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가 주민들로부터 핀잔을 듣자 시간을 쪼개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과거에는 의원이 주말에만 지역구를 챙겼지만 요즘은 평일에도 종종 내려가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준용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