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이 원하는 대학, 정부도 인정
특성화로 앞서가는 대학
CK사업은 지역사회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해 대학의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사업. 5년간 1조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교육부의 핵심 사업이다.
CK사업 선정에는 정원 감축 규모가 가산점(최대 10점)을 좌우했다. 한양대는 서울과 에리카캠퍼스의 정원을 각각 4% 줄이기로 해 최소한의 가산점(2.5점)만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양대만의 특성화 전략을 충실하게 세웠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장학금 지급률 등을 전반적으로 따지는 1단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2단계 사업단 발표 평가에서 △서울캠퍼스는 금융퀀트빅데이터 전문인력교육사업단, 스포츠 융복합형 인재양성사업단, 정보기술(IT)융합 스마트 그린카 글로벌 창의인재양성사업단, 자율융합형 창의설계인재양성사업단, 수요지향적 창조융합형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양성사업단 등 5개 △에리카캠퍼스는 인문가치의 실용화를 통한 글로벌 융합형 문화콘텐츠 창의인재양성사업단, 창의적 실용 기계인력양성사업단, 학연산 기반 전자 창의인력양성사업단, 융합형 창의 소재부품 인력양성사업단 등 4개가 각각 선정됐다.
이를 통해 서울캠퍼스는 지원 상한액인 40억 원, 에리카캠퍼스는 36억5000만 원을 받아 총 76억5000만 원으로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게 됐다. 김성수 교육선진화팀장은 “대학평가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해 학과 교수들이 연합체를 꾸려 석 달간 함께 노력했고, 본부 차원에서도 유용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내실 있는 준비 과정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평가 항목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개선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통항목 5개 부문과 대학의 자율적 대입전형 개선 및 발전 노력을 유도하는 자율항목이었다. 상당수 대학이 우선선발이나 분할모집을 폐지하는 등 단순히 전형 분류를 조정하는 데 그쳐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달리 한양대는 전형 간소화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개선 노력까지 기울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형 간소화와 관련해 한양대는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전형의 경우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를 포함한 전체 제출 서류를 폐지한 점이 돋보였다.
대입전형 사전예고 부문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투명한 정보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전형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년도 입시 결과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전형 정보를 확인하고 상담까지 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정보 제공을 강화해 호평을 받았다.
교육부는 특히 대학의 자율적 노력 부문에서 한양대가 적극적인 변화 의지를 보인 것을 높이 샀다. 대학 자체의 연구와 학생·학부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전형 개선 방향을 마련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또한 전형 간소화 성과를 반영해 전형료도 과감히 줄였다. 한양대는 대입 전형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해 장기적인 전형 개선 및 운영 기반까지 마련함으로써 모범적인 대입 전형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장에서 인정 받는 대학
올해부터 2016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 LINC 사업에는 56개 대학이 선정됐으며, 이 중 15곳이 신규대학이다. 한양대는 1단계에 에리카캠퍼스가 참여한 데 이어, 2단계에는 서울캠퍼스까지 합류하게 됐다.
2단계 선정은 전국적으로 경쟁한 ‘기술혁신형’(학부와 대학원 참여) 부문과 권역별로 경쟁한 ‘현장밀착형’(학부 위주)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됐다. 에리카캠퍼스는 기술혁신형 1등급인 ‘매우 우수’, 서울캠퍼스는 2등급인 ‘우수’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에리카캠퍼스는 51억∼58억 원, 서울캠퍼스는 32억∼5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56개 사업단 중 수도권 대학은 11개 대학만 선정될 정도로 수도권 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실적이다.
한양대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기업가센터 주관대학’으로도 선정됐다. 앞으로 3년간 해마다 6억∼7억 원씩을 지원받게 된다. 서울대 KAIST 포스텍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결과다. 한양대는 2009년 국내 대학 최초로 글로벌기업가센터를 설립해 대학생 창업에서 선도 역할을 해왔다. 창업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인큐베이팅, 투자에 이르는 ‘원스톱 토털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류창완 글로벌기업가센터장은 “기존 중기청 주관 4개 사업의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기업가센터 주관대학으로도 선정돼 명실상부하게 ‘대학가 창업’ 하면 한양대가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올해 교육부의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ACE)사업에서도 기존 사업 평가 결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