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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책상 치며 국방장관 질타

입력 | 2014-08-04 03:00:00

[달라지지 않은 국회]“윤일병 구타사망은 살인사건… 왜 덮으려 했나”




표정 굳은 韓국방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군 집단 폭행 사망사건에 대한 강한 질책이 나오자 입을 꽉 다문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새누리당이 일요일인 3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긴급히 ‘호출’했다. 4월 발생한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집단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긴급 최고위원회 간담회를 연 것이다. 윤 일병 사건의 파장이 간단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한 장관에게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군에 갔다가 천인공노할 일을 당했다”며 “분명 살인사건과도 다름없다”고 질책했다. 김 대표는 책상을 손으로 수차례 내리칠 정도로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김 대표는 “장관은 자식도 없느냐. 왜 이런 것을 쉬쉬하고 덮으려고 했냐”며 “문책 범위가 이거밖에 안 되냐. 치가 떨려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과 군 수뇌부는 굳은 표정으로 김 대표의 질책을 듣고만 있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지금 우리 군 기강이 어떻게 된 거냐”며 “내무반 병사 사이에서 이런 어마어마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군 전체 기강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는 방증이 아닌지 장관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이 “최근 여러 사고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하자 이 최고위원은 “교과서 같은 얘기 하지 마라. 국민들이 불안해서 군대에 어떻게 자식들을 보내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일제 때 고문만행을 연상케 하는 것”이라며 거듭 비판했다.

이날 긴급 간담회는 김 대표가 직접 지시해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7·30 재·보궐선거 이후 혁신과 경제 살리기에 나선 당이 윤 일병 사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민생 현안에 대해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국정 책임을 지면서 정부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국회 국방위는 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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