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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D-10]“교황님, 꼭…” 위안부 할머니의 기도

입력 | 2014-08-04 03:00:00

18일 미사 참석 이용수 할머니 “日사죄하게 한말씀 해주셨으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에 생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다. 할머니들은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교황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만남은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등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위원들이 지난해 9월부터 교황청에 지속적으로 요청한 데 힘입어 이뤄졌다. 3일 여성가족부와 나눔의 집 등에 따르면 교황 집전 미사에 참석하는 할머니들은 김군자(88) 강일출(86) 이용수 할머니(86·사진) 등 8명. 여성부 관계자는 “나눔의 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각 지역 대표에게 연락해 미사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할머니들의 자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미사 도중 강론시간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는 미국뿐 아니라 남유럽, 남미 국가 등 많은 나라가 위안부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공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사 참석자 중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사를 앞두고 마음이 벅차고 기대가 크다”며 “일본이 한국에 진정 어린 사과를 할 수 있게끔 교황님이 전 세계인들 앞에서 꼭 한 말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5세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게 모진 고초를 당하고 홀로 가슴앓이를 하던 이 할머니는 30년 전 대구에서 세례를 받으며 비비안나(세례명)로 다시 태어났다. 신앙생활에서 얻은 용기로 아픔을 극복하면서 1991년 김학순 문옥주 할머니에 이어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워싱턴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문’이 채택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할머니는 “당시 공개 증언을 하러 미국에 갈 때 명동성당의 한 수녀님이 만들어준 묵주를 갖고 가 열심히 기도했다”며 “결의문이 미 연방 하원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될 수 있었던 것도 기도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매주 일요일 대구 상인성당의 교중미사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이 할머니는 “직접 뵙기 힘든 교황님을 조만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밝혔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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