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기자
이 업체는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직원들이 무장단체에 사로잡힐 가능성 등 위험 변수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리비아 현지에는 이 업체를 비롯해 한국 건설사 직원 460여 명이 체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지만 많은 대형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자리를 비울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정 사장은 아직 휴가 일정을 못 잡았다.
그룹이 워크아웃 상태인 데다 호남고속철도 공사 담합 때문에 81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 금호산업의 원일우 사장은 이달 중순 주말을 끼고 하루 이틀 쉬는 정도로 휴가를 끝낼 예정이다. 193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GS건설 임병용 사장은 “CEO가 휴가를 가지 않으면 임직원들이 눈치 보느라 쉬지 못한다”며 지난달 28일 출국했지만 실은 싱가포르 인도 터키 태국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청와대 관저에 머물며 ‘조용한’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산적한 국정 현안을 두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였을 것이다. 걱정의 크기는 달라도 건설사 CEO들의 마음 역시 비슷할 것 같다. 대통령도, 건설사 CEO도 속 편히 휴가 갈 날은 언제쯤일까.
김현지·경제부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