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종범 이후 첫 30홈런… ML-日 구단들 시즌내내 주시
유격수는 팀 내에서 가장 수비 범위가 넓고, 야구 센스가 좋은 선수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았던 김재박 전 감독도 수비형 유격수였다. 김 전 감독의 뒤를 이었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수비 솜씨로 훨씬 인정받았다.
타격까지 뛰어나면 금상첨화겠지만 둘을 동시에 갖춘 선수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이종범(현 한화 코치) 정도가 공격과 수비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타준족으로 유명했던 이종범 코치는 1997년 화려한 수비 솜씨를 뽐내면서도 30홈런을 쳤다.
강정호의 수비 솜씨가 전성기의 박진만(SK)이나 손시헌(NC)보다 앞선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로 뛰었던 만큼 좋은 어깨를 바탕으로 강한 송구를 한다. 발놀림이 빨라 수비 범위도 넓은 편이다.
수비도 수준급이지만 공격은 톱클래스다. 3일 현재 타율 0.341에 85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격 9위에 타점 2위다. 장타력(0.723)은 1위, 출루율(0.437)은 7위에 올라 있다. 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강정호는 이종범이 보유하고 있는 유격수 역대 최다 홈런은 물론이고 홍세완(KIA 코치)이 2003년 기록한 유격수 최다 타점(100개)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홈런 1위 박병호(넥센)에도 3개 차로 다가가 있어 1990년 장종훈(28개) 이후 최초의 유격수 홈런왕도 노려볼 만하다.
잠실-광주경기 취소, 문학은 노게임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넥센-LG의 잠실 경기와 삼성-KIA의 광주 경기는 태풍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SK와 NC의 문학 경기도 2회말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